필리핀의 유명 휴양지 보라카이에서 3일 오후 늦게 강도의 소행으로 보이는 살인사건이 발생, 유럽인 3명과 필리핀인 가정부한명 등 모두 4명이 숨졌다고 현직 경찰 관계자가 5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피살자의 유럽인들의 신원이 스위스의 유명 화랑 주인인 만프레드쉐니, 독일의 부동산개발업자인 안톤 파우첸하우저, 홍콩에 거주하는 영국 국적의건축가 존 카우퍼스웨이트씨라고 밝혔다. 또 피살된 필리핀 가정부의 신원은 이르마사르미엔토씨로 밝혀졌다. 사건발생 당시 이들은 출장차 보라카이의 한 고급빌라(돌체 비타 빌라)에 투숙하고 있었으며 현장에서는 피묻은 칼이 발견됐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이들이묵고 있던 방의 옷장과 캐비닛 등도 어지럽게 열려 있어 현재까지는 강도살해사건일가능성이 높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남아공의 유명 와인업체인 아샨티(Ashanti)의 공동소유주인 쉐니는 파우첸하우저씨와 필리핀의 새로운 휴양지 매입을 의논하기 위해 함께 보라카이에 출장 중에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카우퍼스웨이트씨는 지난 1961년부터 1971년까지 당시 홍콩 총독부의 재무장을 지낸 국제적인 사업가로 알려져 있다. 한편 보라카이는 수도 마닐라에서 남동쪽으로 310㎞에 위치하고 있으며, 스쿠버다이빙 등 해양레포츠 휴양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구가하고 있는 곳이다. 사건 직후 수사에 착수한 필리핀 정부는 이번 사건으로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