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600, 700, 1000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다. 10도 아니고 100도 아니고 꼭 500 이상의 숫자가 들어간다. 요즘 급성장하고 있는 기능성음료와 건강보조식품 브랜드 얘기다. 광동제약의 비타500, 삼성제약의 비타바란스700, CJ의 CJ클로렐라600, 동화약품의 비타1000외에 비타900(삼진건강), 비타800(솔표조선무약), 쿨비타C500(삼익제약), 비타C1000(반도제약) 등 비일비재하다. 브랜드에 들어간 숫자는 특정 성분 함유량을 의미한다. 박카스의 아성을 위협하는 광동제약의 비타500의 500은 병제품과 팩제품으로 소비자가 마실 때 복용하는 비타민C의 양이 5백 에 달한다는 의미다. 동화약품의 비타1000, 삼성제약의 비타바란스700 등 다른 비타민음료도 마찬가지다. 최근 출시된 CJ클로렐라600의 600은 제품 1알에 들어있는 클로렐라(단백질과 칼슘 등이 함유돼있는 플랑크톤의 일종)의 양이 6백 이라는 뜻이다. 업체마다 서로 다른 숫자를 쓰는 이유는 무엇보다 경쟁제품에 비해 비타민 등 특정성분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점을 알리려는 목적에서다. 같은 값이면 비타민C가 많이 들어간 제품을 사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들 숫자가 점점 커지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숫자를 이용해 상표권을 인정받으려는 측면도 있다. 단순히 비타 혹은 비타민이란 단어만 사용하면 고유의 차별성이 없어 상표권을 인정받지 못하지만 특정 숫자를 넣으면 상표권을 인정해준다.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광동제약의 비타500이 인기를 끌자 '500'을 이용한 후발업체들의 유사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광동제약은 이들 제품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비타500이라는 브랜드를 지키고 있다. 앞으로 2000, 3000 등의 숫자가 들어간 제품도 나올 법하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