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언론자유 옹호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는2003년은 전세계 기자들에게 "암흑의 해(black year)"였으며 전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언론자유가 없는 국가에서 살고 있다고 3일 밝혔다. 파리에 본부를 둔 RSF는 이날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지난해는 1995년 이후 어떤 해 보다 많은 42명의 언론인들이 피살됐다"면서 "특히 아시아와 중동지역에서 많은 언론인들이 취재 도중 또는 기사 내용과 관련해 희생됐다"고 밝혔다. 2002년에는 언론인 25명이 희생됐었다. 또 언론인 766명이 체포됐고 적어도 1천460명이 신체적 공격을 받거나 위협을당했으며 501개 언론매체가 검열을 받았다고 RSF는 설명했다. RSF는 지난 4월1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120명 이상의 언론인이 구금중이며 이 가운데 쿠바가 30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27명, 에리트레아(아프리카) 14명,미얀마 13명 등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라크 등 중동지역 = RSF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을 지난해 언론자유가 가장 열악했던 지역으로 꼽았다. 이 지역에서는 언론인 17명과 취재 지원인력 2명이 희생됐다. 특히 이라크에서피살된 12명 가운데 5명은 미 점령군에 의해 희생됐다고 RSF는 밝혔다. 또 이란은 이 지역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40명의 언론인을 구금했으며 캐나다사진기자가 이란에서 교도관들에게 구타당한 후 사망했다. 한편 또다른 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이날 세계에서 언론인이 가장위험한 10개국 명단을 발표, 이라크가 가장 위험한 국가이며 다음으로 쿠바와 짐바브웨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이라크전이 시작한 이래 25명의 언론인이 이라크에서 숨졌으며 이가운데 대부분은 미국의 종전 선언 후 희생됐다고 CPJ는 설명했다. CPJ는 이밖에 투르크메니스탄과 방글라데시, 중국, 에리트레아, 아이티,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 러시아 등을 위험한 지역으로 꼽았다. ◇아시아 = 아시아 국가들은 지난해 200명 이상의 언론인들을 구금, 구금자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기록됐다. 이 중 3명은 사형선고를 받았고 적어도 16명은 피살됐다. 올해 4월 현재 중국에서 27명의 언론인이 여전히 수감중이며 미얀마도 13명을 아직 구금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도 4명의 언론인이 체포됐다. 또 파키스탄과 미얀마에서는 수감중인 언론인들이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RSF는주장했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 희생자 16명 가운데 필리핀이 7명으로 가장 많고, 인도 2명,인도네시아 2명, 캄보디아 1명, 미얀마 1명 등으로 나타났다. RSF는 특히 북한 언론 상황에 대해 북한의 모든 언론매체가 "김정일(국방위원장)개인 숭배에 매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아메리카 = 이 지역 언론인들은 쿠바와 콜롬비아, 아이티를 제외한 아메리카대부분 지역에서 언론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RSF는 평가했다. 그러나 쿠바는 언론인 75명에게 유죄선고를 내렸으며, 지난해 5명의 언론인 희생된 콜롬비아에서는 "언론인들에 대한 위협과 암살, 납치가 일상화돼 있다"고 RSF는 지적했다. ◇아프리카 = RSF는 "아프리카 전체적으로 독립적인 언론매체가 갈수록 드물어지고 언론인들은 무거운 마음을 안고 일터를 떠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트디부아르에서 2명의 언론인이 피살되고 콩고민주공화국에서 1명이 처형된 것으로 추정되며 다른 많은 언론인들이 구금됐다고 RSF는 전했다. (파리.뉴욕 AFP.AP=연합뉴스)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