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시절 측근과 많은 전화통화 기록을 남겼던 린든 B 존슨(LBJ) 전 미국 대통령의 통화내용이 추가로 공개됐다. LBJ 도서관이 30일 공개한 존슨 전 대통령의 통화내용은 23시간 분량이며, 이로써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진 그의 통화시간 누계는 464시간에 달하게 됐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베트남 전쟁을 비롯해 시카고 폭동사태, 우주계발계획 등을 화제로 이뤄진 전화대화이며, 1966년 4월부터 7월 사이에 녹음된 것이다. 공개된 테이프에 따르면 베트남 전쟁과 관련해 존슨 전 대통령은 66년 6월 로버트 맥나마라 당시 국방장관에게 하노이와 하이퐁의 석유시설을 폭파하는 문제를 둘러싼 찬반양론을 적어올리라고 지시하는 등 12분간 통화했다. 그는 여론과 미군 병사들의 사기, 월맹 정부의 반응을 저울질 하면서 맥나마라장관에게 "오늘 밤에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많은 문제들이 내일 아침에는 드러나게될지도 모르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베트남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국민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일이 꼬이게 된다면 국민적 승인은 오래가지 못할걸세, 그렇게 되면 어떻게 거기서 빠져나오지?"라고 되묻기도 했다. 맥나마라 장관은 적군의 사기를 꺾기 위해 석유시설을 공격할 권한을 달라고 요구했고, 결국 존슨 대통령도 이에 동의했다. 이후 미국은 공격을 감행했다. 또 존슨 전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관 에이브 포타스와의 사이에서 오간 전화통화내용도 공개됐다. 존슨은 존 F 케네디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가 형의 죽음과 자신(존슨)사이에 연결고리가 있는 것처럼 여론조사를 활용하고 있다는 우려를 포타스 대법관에게 전달했다. 존슨은 전화통화에서 "그는 이 문제(케네디 암살)를 모든 사람이 제기하도록 만들었고, 그래서 그들중 2%가 내가 암살을 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LBJ 도서관의 문서관리인 클라우디아 앤더슨은 존슨 전 대통령에 대해 글을 남기기보다는 전화를 선호했던 인물이라고 말하면서, 녹음된 대화내용을 들어보면 당시 대통령이 어떻게 일했고, 국민에게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AP=연합뉴스) ks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