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차이나 쇼크'를 계기로 무차별적으로 주식을 매각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9일 하루기준으로 증시사상 최대규모인 7천7백33억원을 순매도한데 이어 30일에도 7천1백34억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 이로써 최근 4일동안 1조8천억원의 해외자금이 증시에서 빠져나갔다. 외국인이 한국시장에서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기 시작한 작년 5월부터 1년간 순매수한 금액 약 25조원의 7% 이상이 일시에 이탈한 셈이다. 이는 외환위기 때보다도 훨씬 강한 매도세다. 이같은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4%(12.57포인트) 떨어진 862.84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의 금리 조기인상 가능성으로 매수강도를 줄여가던 외국인이 중국이 경제정책의 방향을 긴축으로 잡자 적극적으로 주식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전날 원자바오 총리의 긴축 선회 발언에 이어 이날 중국 중앙은행의 금리 조기인상설까지 나오자 대만 홍콩 등 주요 아시아증시가 이틀째 급락했다. 이에따라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아시아 전체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외국인은 단기차익을 노린 핫머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 이영원 시황팀장은 "작년 3월이후 케이만 아일랜드등 조세회피지역에 국적을 둔 외국인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됐다"며 지난 1년간 5조5천7백억원정도의 자금이 조세회피지역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추정했다. 이 팀장은 "미국의 금리 조기인상설로 국제 자금시장이 예민해져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정책변경방침은 주식을 팔 명분을 줬다"면서 "여기에 삼성전자가 이날까지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외국인의 매도규모가 커졌으나 중장기펀드의 자금은 큰 동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아시아증시도 '차이나 쇼크'에서 이틀째 벗어나지 못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4.4% 하락한 6,117로 내려앉았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2.02% 떨어진 1만1천7백61엔으로 마감됐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