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적인 테러발생 건수가 지난 1969년 이래34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발표된 미 국무부의 `세계 테러리즘의 유형 2003'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에서 190건의 테러행위가 발생했고, 사망자는 307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2002년 테러공격 발생 건수 198건과 사망자 수 725건과 비교해 줄어든 것이다. 국무부의 이번 보고서는 이라크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공격행위는 전투중인 병사들을 직접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민간인 또는 임무수행중이 아닌 병사를 타깃으로한 일반적인 국제 테러인정 요건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조지 부시 행정부 관리들이 지금까지 이라크 저항세력을 테러리스트라고규정한 것과는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반(反) 연합군 공격이 경찰서에 대한 자살 차량폭탄 공격, 국제적십자사본부로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어 저항공격과 테러리즘의 경계가 모호해 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통계적인 사망자 숫자가 줄어들긴 했으나, 국가간 협력과 대테러 능력을 증진시켜 나가지 않는다면, 앞으로 테러희생자 수는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경고했다. 한편 보고서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지난 해 5월과 11월 테러공격을 받은 뒤 테러리즘 척결을 위해 정치적 의지를 집중하고 있는 훌륭한 본보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사우디는 미 의회로부터 테러리즘 방지를 위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사왔다. 또 보고서는 알-카에다에 대해서는 미국 등을 표적으로 한 대규모 테러음모 계획을 구상중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대부분의 지도부가 사망하거나 체포상태에 있고, 조직원들이 도주하는 등 세력이 크게 약화됐다"며 평가절하했다. 보고서는 이번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7개국 가운데 리비아와 수단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테러와의 전쟁에 협력하는 의미있는 자세를 보였다"고 평가한 반면,북한을 비롯해 쿠바, 이란, 시리아 4개국에 대해서는 테러리즘과의 결별의지가 미약하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지난 해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70건의 테러공격이 발생해 159명이 사망했으나, 이란과 이라크를 포함한 중동지역이 여전히 최대의 우려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란의 경우에는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지역 전반에 걸친 테러공격을 조장하고, 알-카에다 조직원을 재판하겠다는 약속을 어기는 등 지난 해 가장 왕성하게테러지원활동을 벌였다고 보고서는 적시했다. (워싱턴 AP, AFP=연합뉴스) ks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