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자로 10개국이 유럽연합(EU)에 추가 가입하는 가운데 미국은 자국에 우호적인 옛 공산국들의 대거 가입이 '거대 EU'내 친미적 국가들의 입지를 강화시켜 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늙은 유럽'으로 비난당한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과 달리 대부분의 옛 공산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새 유럽국'들이 지난해 미국 주도의이라크전을 개전 때부터 지지한 점에 미국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EU에 신규 가입하는 10개국 가운데 8개국이 옛 공산권 국가이며 이들 나라 모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이미 가입한 상태다. 미국은 특히 옛 동구 공산국가들이 미국의 전략및 군사권안에 들어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EU 가입을 큰 승리로 여기고 있다. 물론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EU 확대로 유럽이 안정과 민주화, 번영으로 향한 새로운 발전 단계에 들어섰으며 이는 대서양 양안 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미 국무부의 고위관리인 앤서니 웨인은 최근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열린 관련회의에서 "신규 가입 10개국이 미국과 유럽 어느쪽에 충성해야할 지 선택해야한다고생각하는 사람들은 잘못된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 외교관들과 논객들은 EU의 새 면모는 자크 시라크프랑스 대통령이 주창한 미국에 대한 유럽의 견제 역할, 즉 '다극화 세계' 개념을주창하는 사람들의 입지를 잠재적으로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U의 확대는 또 유럽의 외교,군사적 힘을 키워야한다는 오랜 개념 대신 자유무역 등으로 유럽을 통합해야한다는 노선을 주창하는 사람들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미 조지타운대학의 국제관계학 교수인 로버트 리버는 "EU 확대로 미국과 긴밀한관계를 유지해야한다는 사실을 비극적인 역사적인 경험을 통해 체득한 동구권 국가들이 EU 틀안으로 들어간다"며 프랑스와 독일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약화될 것으로내다봤다. 이런 전망들은 미국이 이라크전 수행에서 '일방주의'를 자행했다는 유럽의 강한비판이 나오면서 유럽과 미국의 관계가 긴장 국면에 들어간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주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 EU에 가입하는 국가의 외교 관리들이 벌써부터 미국의 정책에 동조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유럽.미국 관계를 다룬 한 학술회의에서 가우다스 우사카스 미국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는 사담 후세인을 요세프 스탈린과 비교해 주목 받았고 유리피데스 에브리비아데스 키프로스 대사는 많은 유럽인들이 속으로는 '나도 데려가 줘'라고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양키 고 홈'을 외친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