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계(系)의 남부와 터키계의 북부를통합, 다음달 1일 유럽연합(EU)에 동시 가입시키기 위한 유엔의 키프로스 통합안이부결됐다. 남부 그리스계 키프로스와 북부 터키계 키프로스에서 별도로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그리스계의 3분의 2 이상이 통합안을 반대한 반면 터키계의 3분의 2가 찬성표를던져 남부와 북부간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며 국제 사회는 남부 그리스계의 투표 결과에 커다란 실망감을 표시했다. 24일 남부와 북부에서 별도로 치러진 유엔 통합안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 남부그리스계 키프로스에서는 반대 75.83%, 찬성 24.17%로 부결된 반면, 북부에서는 64.91%가 찬성하고 35.09%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율은 남부가 88%, 북부가 87%로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이날 투표 결과 1974년 그리스와의 통합 지지자들에 의한 쿠데타에 이은 터키의침공 이후 남.북으로 분단된 키프로스의 통일과 내달 1일 EU 공동 가입은 사실상 무산됐다. 타소스 파파도풀로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현지 TV를 통해 이번 통합안이 부결됐다고 밝히고 그러나 통합안 부결이 "그리스계 키프로스가 키프로스 문제 해결방안을거부하거나 터키계 키프로스에 등을 돌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리스계 키프로스와 터키계 키프로스인에게 통일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앞으로 (통일을 위해) 나아갈 길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지만우리는 이를 단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그들(그리스계 키프로스인)은 많은 이유로, 특히 이 통합안이 전면적으로 이행되리라는 것을 보장할만한 안전조치를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이안을 거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파파도풀로스 대통령은 이어 코피 아나 유엔 사무총장이 마련한 이 통합안의 "유일한 수혜자는 터키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통합안을 찬성해 온 터키계 키프로스의 메흐메트 알리 탈라트 총리는 통합안을 반대해 온 터키계 키프로스 지도자(대통령)인 라우프 덴크타쉬의 사임을 촉구했으나 덴크타쉬 대통령은 이번 투표 결과로 인해 "터키계 키프로스가 구원받았기때문에 사임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탈라트 총리는 또 "이번 투표는 우리가 처음으로 맞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그들이 이를 수용치 않았다"며 그리스계의 투표 결과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알바로 데 소토 유엔 키프로스 특사는 "키프로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하고 역사적인 기회가 무산됐다"면서 키프로스에 위치한 자신(유엔)의 사무실이 조만간 폐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난 총장은 이번 투표 결과로 터키계 키프로스인들까지 EU 가입에따른 특혜를 입지 못하게 된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유권자들에게 통합안에 찬성할것을 권고해왔다"면서 "우리는 그리스계 키프로스인 대다수가 통합안에 반대한 것에실망했다"고 밝혔다. EU 역시 성명을 통해 "키프로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무산됐다"면서 "EU 집행위원회는 키프로스 북부(터키계)에 대한 경제 진흥 방안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부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압둘라 굴 터키 외무장관은 "우리는 진실로 분쟁이 해결되기를 희망했다"면서키프로스 통합안이 무산된 것에 "낙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코시아 AP.AF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