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비밀로 휩싸인 나라라는 명성에 걸맞게 중국과의 접경 단둥 부근에서 일어난 이번 열차 충돌 사건 역시 의혹으로 남을 것으로 같다고 A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다음은 이 사건에 관한 AP의 분석기사를 요약한 것이다. 22일 발생한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한가지 그럴듯한 이론은 폭발이 북한의 낙후된 인프라 상태와 연관됐다는 것. 한국의 언론들은 최대 3천명이 이 사고로 죽거나 다쳤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충돌사고 발생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키로 결정했다는 보도는 이 참사의심각성을 보여준 것이지만 북한은 이 사건을 외부세계가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신경을 곤두세운 나머지 가까운 시일 안에 전모를 설명하려 하지 않을 것 같다. 정확한 사건 경위에 대한 정보부족은 특히 북한의 지도자 김정일이 사건 발생 9시간 전 중국 방문에서 돌아오는 길에 용천역을 지났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폭발이 김정일의 암살기도라는 징후는 없었다. 김은 지난해 이라크전쟁 초기 사담 후세인 살해기도와 유사한 미군의 공격을 오랫동안 겁내온 터라 자신의 안전에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이러한 추측 말고는 북한의 열악한 인프라 상태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철도망은 1세대 이상 낙후돼 있으며 북한의 망명자들은 연료부족으로 인한 잦은 정전으로 운행이 중단되기 때문에 열차여행은 예상보다 수시간 아니면 수일이 늦을 수 있다고 폭로해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열차 폭발의 중대성의 표시로 북한 정부는 국경을 통해 충돌소식이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전화선을 차단하기도 했다. 북한은 비밀유지에 이력이 나있다. 김정일은 1994년 부친 김일성의 사후에 집권했는데 3년 동안이나 공석에 나타나지 않아 권력투쟁이 진행되고 있고 붕괴위기에처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때 한달 이상 공석에 나타나지 않아 미국의 공격을 겁내고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켰었다. 최고 200만명이 죽은 것으로 추산된 1990년대의 기근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된적이 없었다. 북한은 훨씬 적은 수의 사망자수를 시인했으며 국민을 먹여살리기 위해 국제적 원조가 필요했기에 기아 위기의 세부사항을 약간만 표출했을 뿐이다. (서울 AP=연합뉴스) jk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