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과 이로 인해급락한 뉴욕 증시와는 달리 위축되지 않는 모습이다. 21일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장 초반 하락세를 극복하고 오전 11시20분현재 전날보다 5.13포인트(0.56%)가 오른 924.03을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뉴욕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급락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은 순매도로 출발했다가 매수 우위로 돌아서 미 증시에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삼성전자도 약보합에서 강보합으로 전환, 사흘째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우선 이날 주가 강세는 20일(현지시간) 세계적인 휴대전화 생산업체인 미국 모토로라가 뉴욕 증시 마감 후 월가의 예상을 웃도는 1.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날밤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미 증시를 선반영한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미 증시를 따라가지 않는 것은 금리 인상에 대한 컨센서스가 엇갈리고 있는데다 국내 기업의 실적 호조 기대감이 주가를 든든히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라는해석이다. 이와 함께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인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여느 때보다 긍정적이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 기간인데도 매물이 별로 쏟아지지않고있다는 점도 증시 분위기를 좋게 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학균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은 여러가지 실물 지표의 호조를 반영하기 때문에 시장에 전적인 악재는 아니다"면서 "이는 선택적인 사안이며,국내 증시는 실물 경기 회복의 긍정적인 면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년간 글로벌 경기 회복의 바탕 요소로 작용했던 저금리 기조를 쉽게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이로 인한 득실을 따지는데 미국은 신중할 것"이라면서 "미 금리 정책의 결정과 시기는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의 실적호전을 바탕으로 삼아 지난 2002년 4월에 기록한 전고점인 937선을 넘어 950선까지순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금리 인상 시기나 폭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는엇갈리고 있다"면서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국내 증시의 추세가반전될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미국 정부가 성급히 정책 전환을할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도 대두하고 있고, 내달까지 고용 지표의 추세를 좀 더 확인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의 현실화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최재호 선임연구원은 "이르면 8월에 미 금리의 인상 가능성이있어 증시가 미리 움직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국내 증시는 기업의 실적 호조와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외국인의 평가가 여타 국가에 비해 높기 때문에 금리 변화에 대한 민감도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