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과 온두라스가 이라크 주둔군 철수결정을 내린데 이어 도미나크 공화국도 20일 302명의 병력을 이라크에서 조기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일부 국가들의 이라크 주둔군 철수 결정으로 이라크내 연합군 전열이 동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철군 도미노 시작됐나= 1300명을 이라크에 파병했던 호세 보노 스페인 국방장관은 19일 이라크에서의 철군이 시작됐다면서 철군이 "6주 이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온두라스의 리카르도 마두로 대통령도 이날 가능한 한 최단 시기내 이라크에 주둔중인 자국군 370명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힌데 이어 도미니카 공화국의 호세 미구엘소토 지메네즈 국방장관도 도미니카군이 수주내 이라크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히폴리토 메히아 대통령이 스페인과 온두라스가 조기 철수결정을 내림에따라 도미니카 병사들의 신변안전 우려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메히아 대통령은 하루전만에도 이라크 주둔군을 오는 7월까지는 유지하겠다는방침을 밝혔으나 마두로 온두라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진 뒤 당초 방침을 바꾼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군 관할하에서 이라크에서 작전중인 엘살바도르는 아직까지는 이라크 주둔군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온두라스의 철군결정으로 영향을 받을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443명의 비전투요원을 파병한 태국의 탁신 치나왓 총리도 20일 이라크 주둔군이이라크 현지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해질 경우 철수시킬 것이라는입장을 밝혔다. 이탈리아와 불가리아, 루마니아 역시 이라크 주둔군 유지약속에는 아직 변함이없다는 입장이지만 불가리아와 같은 일부 파병국가들이 유엔 중심의 이라크 안정화를 촉구하고 있어 미국으로선 안심할 수 없는 형편이다. ▲미국측 대응= 스페인과 온두라스에 이어 도미니카 공화국 마저 조기 철군결정을 내리자 다급해진 미국은 이들의 철군결정이 이라크내 연합군의 전열을 흐뜨려 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애써 강조하고 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스페인군의 철수가 이라크 파병국들 사이에서 철군 도미노로 연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 18, 19일 10여개국 외무장관들에게 잇따라 전화를 걸어 이라크 파병군의 주둔 유지를 요청했다. 파월 장관은 이와 관련, 기자들에게 "우리의 노력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얻고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백악관과 국방부도 몇개 나라의 철군으로 이라크내 연합군 전열이 동요하지는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스페인과 온두라스의 철군이 이라크에서 작전중인 연합군 전력을 약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탈리아와 일본, 폴란드의 경우이라크 안정화와 민주화 실현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상원 군사위에 출석, 오는 6월30일 이라크 과도정부로 주권이 이양된후 이라크 상황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 주권이양과 상관없이 미군이 이라크내에서 자유롭게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재량권을 갖게 될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라크 과도정부에 주권을 이양한 후에도 미군이 자유재량권을 갖게 될 경우 이해가 상충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USA투데이,CNN, 갤럽등이 지난주말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라크내 상화악화로 미군 희생자 가 증가하고 있으나 미군을 증파해야 한다는 여론은 늘어나는 반면 철수해야 한다는 여론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우려 표명=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던 독일과 프랑스가 유엔중심으로 이라크를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이라크주둔 일부 연합군의 철군결정에 우려를 표명했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라크내 대테러 연합이 약화될 위험이실재하고 있다"면서 "이라크내 상황에 대한 통제력 상실은 러시아의 이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이어 유엔 후원하에 이라크내 모든 야당세력들이 참가하는 국제회의 개최를 추진, 이라크 국민중 최소 40-50%가 지지하는 이라크 정부 구성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이는 미국의 일방적인 이라크 주권이양 절차를 비판하는 동시에 이라크 전후 복구과정에 유엔이 보다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연합군 병력 교전 회피= 이라크내 미군은 현재 스페인과 온두라스의 철군결정으로 인한 전력공백을 메우기 위한 전열 재정비에 한창이다. 그러나 시아파 저항세력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 남부에 배치된 23개국연합군 소속 일부 국가병력들은 자국 교전수칙에 금지됐다는 이유로 전투를 회피하고 있다고 미군 관리들이 밝혔다. 이 때문에 미군은 교전을 회피하고 있는 국가의 병력들을 대신해 미군이나 다른국가병력을 투입하고 있다. 미군은 이미 이라크 파병기한이 만료되는 2만여명의 병력에 대해 파병근무기간을 연장하도록 지시했다. 또 이라크 주권이양을 앞두고 저항세력의 공격이 강도를 더해갈 것을 우려해 제1장갑사단의 1개 대대병력을 신속대응군 체제로 개편했다. (워싱턴.바그다드 AP.AFP=연합뉴스) kerbero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