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교민들이 국내 인기 택지지구에서 용지나 주상복합아파트 등 국내부동산에 '역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국내 부동산 투자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노린 장기투자보다 단기적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인기상품엔 반드시 등장 지난달 말 분양 당시 7조원의 뭉칫돈이 몰리며 과열양상을 보였던 용산구 시티파크에도 어김없이 해외 투자자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들은 최종 당첨자 가운데 2∼3명이 미국 교포들이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부산에서 분양된 비즈니스호텔 '센텀벡스코 비즈니스 호텔(5백43실)'에도 해외교포들의 관심이 쏠렸다. 분양대행을 맡은 파라곤 관계자는 "부산출장이 잦은 일본교포나 미국교포들이 3∼4개를 계약했다"고 귀띔했다. 토지공사나 주택공사의 택지지구 내 상업·주택용지 및 상가 분양에도 해외교포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인천 삼산택지지구 상업용지에서 분양 중인 '트리마'상가에는 해외교포들의 대리청약자들이 심심찮게 찾아온다. 작년 8월 25일 대전 유성구 노은2지구 내 상용 및 준주거용지 분양에도 해외교포들이 참여했다. ◆단기투자가 추세 해외교민들의 국내부동산 투자는 지난 2001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부동산 시장이 회생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역이민을 준비하던 교포들을 중심으로 부동산투자 열기가 살아났다. 이들은 안정적 수익을 노린 오피스텔이나 서비스드 레지던스 혹은 오피스텔 상가에 투자했다. 하지만 차츰 전매를 통한 프리미엄에 관심이 쏠리면서 최근엔 단타에 치중하는 분위기다. 투자방식은 직접투자가 아닌 '대리투자'가 대부분이다. 30∼40대 중반의 해외유학파 출신이 늘고 있는 것도 새로운 추세다. 이들은 해외교민들의 자금을 위탁받아 개인 부동산투자신탁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해외자금의 국내투자 대행업체인 J사의 관계자는 "미국교포들은 미국식 임대부동산을 선호한다"며 "직접 투자의 경우 5억원 안팎이며 최근엔 20억∼30억원 규모의 펀드형태로도 운영된다"고 말했다. 친지나 부동산중개사무소에게 맡기는 전통적 투자방법도 활용된다. 국내 친지들이 부동산시장 정보를 알려주고 계약을 대신해주는 형태다.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이용한 대리투자는 주로 강남권에서 이뤄지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