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사파테로 총리 정부는 19일 자국군의 이라크 철수 과정이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미국 주도 연합군은 이라크 파병군 재편성 작업에 신속히 착수했다. 호세 보노 스페인 국방장관은 19일 사파테로 총리 정부 출범후 첫 각료회의를마친 뒤 "철군 과정이 시작됐으며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고 철군이 6~8주내에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보안상의 이유로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스페인 병력은 1천432명이다. 사파테로 총리는 이라크 파병이 아프가니스탄의 경우와는 달리 유엔의 승인없이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라크 파병 자국군이 오는 6월 30일 까지 유엔 지휘하에 들어가지 않으면 철수할 것이라고 공약해 왔다. 미구엘 앙헬 모라티노스 외무장관은 이날 이라크를 둘러싼 최근의 외교 현황은"유엔이 오는 6월 30일까지 이라크에서 정치.군사적 책임을 전적으로 인수할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에 파병된 대부분의 스페인군은 이라크 중부 디와이야시(市)에 주둔해 있으며 쿠웨이트를 경유해 철수할 예정이다. 이라크 과격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 사드르는 이날 추종자들에게 "스페인군이 이라크 국민에 대한 침략을 자행하지 않는 이상 그들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을촉구했다"고 그의 대변인이 전했다. 모라티노스 장관은 이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이번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미 행정부의 공식 언급들은 스페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는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모라티노스 장관의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스콧 매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미대통령은 이라크내 테러범들과 자유에 대한 적(敵)들에게 잘못된 안도감을 주지 않도록 향후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강조해왔다"고 발표, 스페인의 결정을 명백히 비난했다. 이와 함께 존 하워드 호주 총리도 "스페인의 결정은 자유.민주 이라크 건설을지연하려는 자들에게 위안을 주는 행위"라고 비난했지만 스페인 외무장관 출신인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담당 집행위원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 민주 정부가 취한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사파테로 총리는 지난달 14일 총선을 통해 집권했다. 모라티노스 장관은 오는 21일 미국을 방문, 조지 파월 국무장관과 콘돌리사 라이스 국가안보담당보좌관과 회담한다. 스페인의 철군 발표와 함께 온두라스 역시 이라크 파병 자국군에 대한 "재평가"를 천명하는 등 이라크 파병국들은 신속한 재편성 작업에 들어갔다. 스페인은 이라크 중부와 남부지역을 관할하는 23개국 군으로 구성된 이른바 폴란드 사단내 3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견하고 있다. 예르지 즈마진스키 폴란드 국방장관은 현지 언론과의 회견에서 "이는 분명 놀라운 결정"이라고 평가하고 "우리 모두는 현재 철수하는 스페인 병력을 보충하기 위한다양한 방안을 강도높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폴란드) 사단을 재편해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레오니다스 로사 온두라스 외무장관은 이날 368명에 이르는 이라크 파병 자국군에 대한 "긴급 재평가"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고 국방부는 자국군에 이라크 남부나자프에 대한 순찰을 중단하고 기지로 귀환할 것을 명령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온두라스측의 이같은 결정과 관련, "설명"을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마드리드.워싱턴.바르샤바 AFP.A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