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6년 월드컵 개최국인 독일이 자동차와 맥주 광고권 획득 경쟁에서 한국과 미국에 밀려 탈락, 국민적 자존심에 상처를입어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19일 독일 신문.방송들은 "독일이 자랑하는 맥주와 자동차를 2006년 월드컵에서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알릴 수 없을 뿐더러 안방에서 조차 맥주맛을 내놓고 자랑할수 없으며 자동차 강국에서 한국 자동차 광고만 보게 됐다"며 흥분했다. 이는 현대자동차와 버드와이저 맥주를 생산하는 미국 안호이저-부쉬가 각각 국제축구연맹(FIFA)과 월드컵 공식 독점 광고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06년 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모든 경기장 안에서는 버드 와이저 맥주만 판매된다. 또 경기장 주변 지역에서도 독일 자동차와 맥주 업체들은 월드컵 이름을 내건 판촉행위를 일체 할 수 없게 된다. 시사 주간지 슈피겔이 19일자 호에서 이런 사실을 보도하자 특히 바이에른주 주민과 언론의 반응이 가장 격렬했다. 바이에른의 경우 독일 내에서도 향토색이 가장 강하고 프로축구팀이 2개나 있으며,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주도 뮌헨의 경우 세계 최대의 맥주축제인 옥토버 페스트를 매년 개최하고 BMW 자동차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녹색당 바이에른 지부는 "월드컵 대회에서 우리의 변하지 않는 독특한 문화유산을 알려야만 하는데 이런 충격적 일이 벌어졌다"며 경위 해명과 대응책을 내놓으라는 촉구서한을 주정부에 공식 제출했다. 또 독일 양조업계는 몇 백만 유로의 광고비 때문에 맥주도시 뮌헨의 전통과 순수한 맥주의 참맛을 알릴 수 없게 됐다며 관계자들을 성토했다. 바이에른 주정부 직영 양조장 책임자는 "병에 담아 오랜 기간 수송되어온 버드 와이저 맥주에는 호프와효모의 살아있는 맛이 없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뮌헨 뿐아니라 5차례 경기가 열리는 라이프치히를비롯해 독일 주요 도시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지만 팬들은 결국 경기장 안에선 축구만 보고 나와 독일 전통맥주들을 마실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안호이저 부시가 그동안 독일과 유럽 시장 공략을 시도해왔으나버드 와이저의 원조인 체코의 부트 바이저에 밀려 실패했다면서 독일 월드컵 광고독점권 확보는 이 업체에 큰 기회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또 "안호이저-부쉬가 한국 맥주 시장에서도 판매 확대를 시도하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한국 회사가 자동차 부문 광고 독점권을 따내 자동차 왕국 독일에서열리는 월드컵에 오는 각국 선수들과 관객, TV 시청자들이 현대자동차 광고만 보게됐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