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전 종전 후 빈발하던 약탈행위를`한순간의 혼란'으로 오판해 방치하는 등 점령 초기 판단 잘못으로 저항세력의 힘을키워주는 등 이라크에서 곤경을 자초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9일 보도했다. 저널은 수니파와 시파아의 저항은 어느날 갑자기 발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1년여동안의 판단미숙과 잘못된 결정이 불러온 결과라면서 그동안의 실책들을 비판했다. 저널은 우선 미국이 이라크 점령 초기 군사력까지 동원해 약탈에 강력히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이라크인들의 민심 이반을 초래한 것은 물론 재건작업의 어려움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약탈의 방치는 또한 그때까지 이름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시아파 성직자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약탈한 물품을 모아 배분함으로써 이라크 민중들 사이에서 명성을 쌓도록 했고 그 결과 알 사드르가 시아파 저항운동의 중심이 되도록 했다고 저널은 분석했다. 신문은 미국이 전쟁 전 이라크에서 집권 바트당을 축출하고 전범재판을 진행하며 새로운 헌법과 민주제도가 마련되는 동안 2년간 이라크를 점령통치할 계획이었으나 이는 전후 안정에 대한 잘못된 판단에 기초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라크의 기반시설과 경제는 미국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열악했고 따라서 장기간에 걸친 미국 점령에 대한 이라크 민중의 인내심은 미국이 생각했던 것만큼 크지 않았다는 것. 또한 이라크인들의 신뢰를 얻을만한 언론 매체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초래된 어려움도 이라크 민심을 얻기 위한 미국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고 저널은 풀이했다. 저널은 이밖에도 이라크의 은닉된 무기를 신속히 색출, 처리하는 데 실패했고이라크 군대를 해산시켜 소요에 대응할만한 치안병력을 없애 버린 점도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