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에 명함을 내민 122명의 법조인 중 52명이 당선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이번 총선을 앞두고 법조계를 떠난 검찰출신 정치신인 9명 중 2명만이 금배지를 달게 돼 저조한 `당선율'을 보였다. 우리 사회 최고의 엘리트 집단 출신에다 사정기관의 권위가 주는 깨끗한 이미지 등을 무기로 과거 수많은 검찰출신 신인들이 등원에 성공했지만 이번 선거만큼은 총선에 첫 도전한 검찰출신 인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작년 새정부 출범 후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첫 인사때 좌천당한 뒤 사표를 던졌던 법무부 검찰국장 출신의 장윤석(사시 14회) 후보는 한나라당 깃발을 내 걸고 경북 영주에서 무난히 당선돼 `한풀이'에 성공했다. 대구 동구갑에 한나라당으로 출마한 주성영(사시 29회) 전 대구고검 검사도 음주운전과 폭행 전력으로 총선연대 낙선대상자 명단에 포함돼 고전이 예상됐지만 지역의 한나라당 바람을 타고 노무현 대통령 최측근 이강철(열린우리당)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여의도 입성했다. 그러나 검찰출신 신인 중 김대웅(사시 13회) 전 광주고검장, 은진수(〃 30회)전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 이영규(〃30회) 전 서울지검 부부장검사, 강민구(〃31회) 전 수원지검 안산지청 검사, 도병수(〃34회) 전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 유영하(〃31회) 전 서울지검 북부지청 검사 등은 쓴잔을 마셨다. 광주 동구에서 민주당으로 나선 김대웅 후보는 민주당 텃밭에서 열린우리당 양형일 후보에게 패했고 2001년 일찌감치 검찰을 떠나 한나라당 대변인을 맡으며 꾸준히 준비해온 은진수 후보도 서울 강서 을에서 열린우리당 노현송 후보에 석패했다. 탄핵역풍이 거세게 몰아친 충청권에서 각각 한나라당과 자민련 간판을 걸고 나왔던 이영규(대전 서갑) 후보와 도병수(천안 갑) 후보는 각각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밀렸고 수도권의 유영하(경기 군포), 강민구(서울 금천) 후보도 역시 열린우리당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검찰 출신 신인들의 고전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여느 때보다 출마는 많이 했지만 출마자 중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 간판으로 출마한 사람이 없었는 데다 낙선자들의 출마지역이 우연하게도 열린우리당이 강세를 보인 수도권과 충청, 호남권이었던게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검찰출신 기성 정치인들은 상당수 수성(守城)에 성공해 신인들의 좌절과 묘한 대조를 이뤘다. 법무부 장관 출신의 김기춘(고시 12회.경남 거제).박희태(고시 13회.경남 남해.하동).대검중수부장 출신의 최병국(사시9회.울산 남갑).정형근(〃12회.부산 북 강서갑).최연희(〃14회.동해.삼척).홍준표(〃24회.동대문 을).원희룡(〃34회.양천 갑)의원 등 검사출신 주요 현역의원들은 무난히 여의도에 남게 됐다. 민주당 출신의 현역의원인 함승희(서울 노원갑.민주).박주선(전남 고흥.보성.무소속) 후보는 각각 18대 총선을 기다리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