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가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 예선전(4월9∼13일, 중국 베이징)에서 단.복식 모두 올림픽 출전권을 따는 성과를 거뒀으나 또한번 만리장성의 높은 벽을 실감, 세계 최강 중국 극복이 과제로 남았다. 한국은 아시아 예선 단식에서 주세혁(상무)과 윤지혜(마사회), 복식에서 이철승-유승민(이상 삼성카드), 오상은-이정우(농심삼다수), 이은실(삼성카드)-석은미, 김경아(이상 대한항공)-김복래(마사회)조가 아테네행 티켓을 얻는데 성공했다. 지난달 25일 올림픽 대표팀 코칭스태프 인선과 선수 선발을 둘러싼 일부 실업팀의 반발로 태릉선수촌 입촌 거부 표명과 소집 불응 등으로 얼룩졌던 내분사태의 어수선함 속에서 거둔 성과치고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선수단 구성에 반발했던 삼성카드와 대한항공, 삼다수 등 3개팀 소속 선수 6명이 지난 4일에야 대표팀에 합류, 손발을 맞춘 시간은 고작 3일에 불과했고 대회를앞두고 코칭스태프 전원 물갈이로 지도력이 시험대에 올랐던 게 사실. 하지만 선수단은 국제대회에서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던 세계 142위 윤지혜가 7위로 턱걸이를 하며 올림픽 티켓을 획득했고 `신예' 이정우의 전격 배치로 승부수를걸었던 남자복식(오상은-이정우)조도 우여곡절 끝에 아테네 입성에 성공했다. 또 김경아-김복래조도 당당히 2위의 성적으로 출전권을 얻어 주변의 우려를 잠재웠고 2003세계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준우승자 주세혁과 2002부산아시안게임 남녀금메달 `콤비' 이철승-유승민조와 이은실-석은미조도 나란히 3위에 오르며 무난하게올림픽으로 가는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이로써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에 따라 이미 올림픽 직행 티켓을 얻은 단식의 유승민, 오상은, 김경아, 이은실과 함께 남녀 단식 각 3명과 남녀복식 각 2개조로 구성된 올림픽호(號)가 완전히 출항 준비를 마치게 됐다. 또 마지막 올림픽 출전 꿈을 접고 남자팀 코치로 발탁된 김택수(KT&G)와 88년서울올림픽 때 감독.선수로 여자복식(현정화-양영자) 금메달을 일궜던 이에리사 감독과 현정화 코치의 여자팀 코칭스태프도 첫 시험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난공불락의 철옹성을 구축한 중국 뛰어넘기에 실패,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올림픽 메달 전선의 먹구름을 걷어내지는 못했다. 중국은 남녀 단식에서 왕하오와 니우지안펑이 전승 행진으로 최강의 실력을 뽐냈고 복식에서도 왕하오-공링후이, 마린-첸치조와 여자의 니우지안펑-귀예조가 상위권을 독식하며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다. 더욱이 남녀 세계 1, 2위에 랭크된 마린, 왕리친(이상 남자)과 장이닝, 왕난(이상 여자)까지 합세하기 때문에 한국의 메달 전망을 어둡게 한다. 올림픽 전초전인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메달 전략종목인 복식의 이철승-유승민조가 공링후이-왕하오, 마린-첸치조에 각각 0-4와 1-4로 무릎을 꿇었고 이은실-석은미조와 김경아-김복래조 역시 니우지안펑-궈예조에 2-4와 1-4로 고배를 마셨다. 이에 따라 올림픽 티켓을 얻은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남은 기간 강도높은 훈련과치밀한 전략 분석으로 준비하고 내홍을 겪었던 탁구인들도 앙금을 털어내고 힘을 모으지 않는다면 침체된 탁구 재도약 꿈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