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과 이라크 경찰 여러 명이 죽거나 다치는 등 이라크 전역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미군은 13일 과격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측근 인사를 체포하는 등 강경대응 자세를 늦추지 않았다. 이처럼 이라크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자 존 애비제이드 미군 중부사령관은 병력 1만명의 증파를 국방부에 요청했다. 이라크에서 괴한들에 납치됐던 8명의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이 풀려났으나 미국 회사에 고용돼 보안요원으로 일하던 이탈리아인 4명이 또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저항세력 압박 = 미군은 바그다드에서 알-사드르의 측근 인사를 체포, 심문하는 등 저항세력을 강하게 압박했다. 미군은 13일 바그다드 쉐라톤호텔에서 이라크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고 나오는 알-사드르의 측근 하젬 알-아라지를 체포한 뒤 모처로 이송했다. 알-아라지가 체포될 당시 그의 경호원들이 저항하기도 했으나 총부리를 들이대는 미군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인 리카도 산체스 중장은 남부 나자프가 아직도 알-사드르 추종 무장세력의 통제 아래 있다면서 나자프에 대한 총공세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산체스 중장은 "나자프 외곽에 병력을 포진시켜 알-사드르를 추종하는 마지막 분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공세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며 "미군의 임무는 알-사드를 생포하거나 사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 중부사령부, 병력 증파 요청 = 존 애비제이드 미군 중부사령관은 "적어도 2개 여단의 전투력"에 상응하는 "강력하고 기동력있는 전투 무장병력"이 필요하다며 국방부에 병력 증파를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애비제이드 사령관이 요청한 병력 규모가 6천~1만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연합군측에서는 폴란드가 유혈사태 지속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주둔군을 철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동시에 추가 파병 가능성도 일축한 반면 불가리아 외무부는 일부 병력이 이라크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영국을 방문중인 요르단의 하산 왕자는 미국 주도 연합군의 추가 파병이 이라크에서 계속되는 유혈사태를 종식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군-IGC 갈등 악화 조짐 = 몇몇 이라크과도통치위(IGC) 위원들이 반미(反美)감정을 드러내면서 표출된 미군과 IGC간 갈등 국면이 13일 나시르 차데르지 IGC 위위원이 폴 브리머 연합군정 최고행정관을 비난하면서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차데르지 위원은 지역신문 `알-사바'와 인터뷰에서 "미국인 행정관(브리머 지칭)이 여러 건의 조치를 취하면서 IGC 위원을 무시한 채 독단으로 결정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수니파인 차데르지 위원은 "브리머는 몇몇 무법적 단체가 일부 도시에서 자행하는 과격한 행동에 대처하는데 검증되지 않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군.이라크 경찰 사상자 속출 = 팔루자에서는 휴전이 연장되는 등 유혈사태가 소강국면을 지속하고 있지만 나자프 등 이라크 전역에서 미군과 이라크 경찰의 피해는 끊이지 않았다. 나자프로 향하던 미군의 대규모 차량행렬이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미군 1명이 사망했고 북부 키르쿠크에서는 순찰중이던 미군이 공격을 받아 4명이 부상했다. 나자프에서는 폴란드군이 주축이 된 다국적군이 박격포 공격을 받았으며 남부 쿠파로 접근하던 스페인군 탱크가 알-사드르 추종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았다고 아랍어 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또 바그다드 남부 소도시 마하와일에서는 이라크 경찰관 2명이 저항세력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외국인 인질 일부 석방 =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12일 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던 8명의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이 풀려나 바그다드의 숙소로 돌아왔으며 모두 무사하다고 13일 발표했다. 납치됐던 이들은 러시아인 3명과 우크라이나인 5명으로 인테르에네르고세르비스사(社) 직원이다. 이에 앞서 중국인 인질 7명이 석방되는 등 반가운 소식도 있었지만 일본인 인질 3명의 석방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고 체코 언론인 3명도 사흘째 연락이 두절된 채 저항세력에 의해 납치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체코 외무부 페트르 콜라르 차관은 이들이 바그다드호텔을 떠나 택시편으로 요르단 암만을 가던 도중 납치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팔루자 인근의 모처에 억류돼 있다는 미확인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업체에 고용된 이탈리아 사설보안요원 4명이 지난 9일 납치됐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바그다드.모스크바.팔루자 AP.AFP.dpa=연합뉴스)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