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부모와 학교공부나 진학, 사회문제, 일상생활 등에 대해 대화를 많이 할수록 성적도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녀가 공부를 잘하기를 원하는 부모보다 올바른 품성을 갖기를 원하는 부모밑에서 자라는 학생이 공부를 잘하고 독서, 취미생활, 학원수강 등에 지나치게 많은시간을 투자하는 학생의 학업성취도는 오히려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02년 실시된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에 응시한 학생 가운데 초등 6년생 1천192명, 중학 3년생 977명, 고교 1년생 1천3명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 그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학년이나 과목에 상관없이 부모와 학교공부 및 진학에 대해 대화를거의 매일하는 학생과 전혀 하지 않는 학생간 과목별 평균점수 차이가 매우 컸다. 즉, 초등학생의 경우 부모와 학교공부를 주제로 대화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학생의 영어 평균점수는 52.5점이었으나 `거의 매일 하는 편'이라는 학생은 78.9점으로 차이가 26.4점이었고 수학 21.8점, 국어 17.7점, 사회 16.6점, 과학 15.5점으로 대화가 많을수록 성적이 좋았다. 사회문제에 대한 대화도 거의 매일 하는 학생이 전혀 하지 않는 학생에 비해 국어 13.4점, 사회 13.6점, 수학 15.2점, 과학 11.9점, 영어 18.7점 높았고 진학.직업선택이나 일상생활을 주제로 한 대화 빈도와 학업성취도간 상관관계도 비슷했다. 중학생과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역시 같은 결과가 나왔다. 부모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활동이 평균점수에 미치는 영향은, 예컨대 초등생국어의 경우 `올바른 성품을 갖는다'가 69.8점으로 `공부를 잘한다'(62.3점), `좋은친구를 사귄다'(61.8점), `운동을 잘한다'(51.3점)를 압도했다. 공부를 잘하기를 바라는 부모보다 올바른 성품을 갖기를 원하는 부모가 자녀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 부모의 학력이 높아질수록 거의 모든 학년, 모든 과목에서 평균점수가 높아졌으나 어머니 학력이 대학에서 대학원으로 넘어가면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도 보였다. 가정별로 보유한 장서가 0~10권인 초등학생의 국어 평균점수는 54.9점인데 비해200권 이상인 학생은 71.8점으로 장서 보유량과 학업성취도도 정비례했다. 취미생활을 함께 하는 정도와 성취도간 상관관계는 `전혀 하지 않는다'와 `가끔하는 편' 간에는 매우 높았으나 `가끔 하는 편이다'와 `보통', `자주 하는 편'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었고 `거의 매일 하는 편'에서는 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집안일도 초등생의 경우 `자주 하는 편', 중학생은 `가끔 하는 편', 고등학생은`전혀 하지 않는 편'인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각각 가장 높았다. 학교숙제 방식과 관련해서는 `혼자 한다'는 학생이 가장 평균점수가 높았고 `하지 않는다'는 학생이 제일 낮았으며 친구나 형제.자매, 부모, 학원.과외교사가 도와주는 경우에는 평균점수가 들쭉날쭉했지만 엇비슷했다. 또 TV.비디오 시청, 취미활동, 인터넷 통신, 부모돕기 시간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초등생의 경우 `하루 1~2시간'이 `전혀 하지 않는다'보다 약간 높았을 뿐 나머지 학년 등은 시간이 많을수록 성적은 반비례해 떨어졌고 컴퓨터 게임 및 친구와 놀기 등은 `전혀 하지 않는다'는 학생의 성적이 가장 높았다. 독서는 초등생의 경우 하루 3~4시간, 중.고생은 1~3시간일 때, 숙제는 1주일에2~10시간일 때가 그 이상이거나 그 이하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과외나 학원수강은 영어.수학의 경우 투입하는 시간만큼 학업성취도가 높아졌으며 다른 과목은 할애하는 시간과 성적이 일관성이 없었고 오히려 반비례하는 경우도많았다. 이밖에 일반계 고교의 경우 평준화지역 학생의 과목별 평균이 비평준화지역보다5~10점 높았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