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진기록 도전은 기상천외한 발상에서부터 일상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가지가지다. 이번에는 `영국 신사' 10명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천848m)에서 정장을한 채 약 7천m 산정에서 4가지 코스의 정식 만찬을 계획, 최고봉 만찬으로 세계 진기록에 도전했다. 에베레스트 산정 만찬에 나선 도전자는 대부분 영국 동부 서섹스 지방 포리스트로우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로 만찬 파티 일자는 5월 1일. 이들은 에베레스트 만찬을위해 지난 9일 영국을 출발해 현지로 떠났다. 이들은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약 5분의 4쯤 되는 산정에 식탁과 의자를 차려놓고 상어알과 훈제 오리, 초콜릿과 푸딩, 그리고 치즈 등으로 식단을 짠 멋진 저녁식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저녁 식사와 함께 포도주도 1병 준비해 7천m 고도에서 포도주를 따고 마실 수 있도록 포도주 병을 일부 개조까지 하는 등 세심하게 준비. 만찬 참석자 복장은 정장. 영국식에 따라 전통적인 실크 햇과 검정색 연미복을 입고 섭씨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속에 저녁 식사를 즐긴다는 것. 이들이 의도하고 있는 만찬행사의 주 목적은 영국 폐질환재단 지원을 위한 기금을 모금하는 것이다. 이들은 동시에 세계 최고봉에서 만찬행사를 가진 진기록에 도전, 기네스 북에 오르기를 원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에베레스트 만찬 아이디어는 이번 행사의 리더격인 헨리 셸포드가 최근 폐질환에서 건강을 회복한 뒤 자신보다 심한 폐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돕기로결심한데서 비롯됐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이들은 이미 폐질환 환자 지원기금으로 2만 파운드를 모았으며 앞으로 3만 파운드를 더 모금할 계획이다. 영국 켄트 지방 턴브리지 웰스출신인 32세의 롭 셀리는 이번 만찬행사의 아이디어와 준비과정을 설명하면서 "처음에는 계획자체가 하나의 모험이었다"면서 그러나계획이 구체화되면서 기금모금과 진기록 도전 등 `한번 해보자'는 결의를 갖게됐다고 소개했다. 셸포드와 셀리 등 행사참석자들은 자신들을 산악등반의 "초심자"라고 부르고 있다. 이들은 에베레스트 등반에 대비, 그동안 집중적인 신체훈련에 들어가 스코틀랜드 및 알프스 등지에서 산악 훈련을 받았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산정에서 만찬행사를 가진 기록은 지난 1989년 6월 페루의후아스카란 산에서 만찬행사를 가진 호주 산악팀이 보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