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은 사담 후세인 정권전복 1주년이 되는 9일 저항세력이 장악한 남부 쿠트시에 진입, 시 대부분을 재장악했다. 그러나 미국이 지명한 이라크 과도통치위원들중 일부가 미군의 팔루자 공세 중단을 촉구하며 강력 반발하는 가 하면 이라크 과도정부 각료들이 잇따라 사임을 발표,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이슬람 단체가 일단의 외국인들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밝히고 미군의 철수를요구하는 등 납치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 전황= 미군은 이날 새벽 연합군인 우크라이나군이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철수한 남부 섬유와 농업중심지인 쿠트시에 헬기 등을 동원해 재진입, 알-사드르의 민병조직인 마흐디군을 축출하고 시 대부분을 장악했다. 마크 키미트 미군 준장은 쿠트 탈환작전이 현지시간 10일 오전까지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 헬기 한대가 쿠트시내 알-사드르의 사무실을 공습, 이라크인 2명이 숨졌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키미트 준장은 그러나 알-사드르의 민병조직이 장악하고 있는 나자프와 카르발라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은 이슬람 성일인 `알-아르비엔야'를 맞아 수만명의 이슬람 신도들이 집결한 관계로 일시 유보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미국인 4명이 살해된 것을 계기로 미군의 대규모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팔루자에서는 이날 일시적인 휴전이 선언됐지만 밤이 되면서 다시 미군의 공세가 이어졌다. 폴 브리머 미 군정 최고책임자는 팔루자내 저항세력을 발본색원하고 이라크 과도통치위원들이 시 지도부와 회담할 수 있도록 팔루자에서 일방적으로 일시 휴전을선언했다. 이번 조치는 또 팔루자내 민간인들에게 대한 인도지원과 희생자들에 대한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댄 세너 연합군 대변인은 미군이 과도통치위의 요청에 따라 휴전에 동의했다고전했지만 키미트 준장은 과도통치위원들과 팔루자시 지도부간 회담은 협상이 아니라고 강조함으로써 미군이 결코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고 미군은 밤이 되면서다시 AC-130기 등을 동원, 이 지역에 대한 공세를 재개했다. 미군은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도시를 떠나도록 촉구했지만 남성들의 이탈은 허용치 않았고 이로 인해 도시를 떠났던 수백명의 여성과 어린이들이 되돌아왔다. 이라크 중부 쿠파와 나자프에서는 연합군인 스페인.엘살바도르 군과 시아파간에교전이 발생해 이라크인 3명이 사살되고 15명이 부상했다. 바그다드 서부와 시내에서도 미군과 저항세력간 교전이 발생해 미군 2명과 미군측 이라크인 운전사 한명, 그리고 최소한 이라크인 9명이 숨졌다. 앞서 8일에도 미해병 3명이 사망했다고 미군측은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주들어 이라크 전역에서 사망한 미군은 45명으로 늘었고 이라크인은 팔루자에서만 280명을 포함, 460명 이상이 숨졌다고 한 병원 관계자가 전했다. CNN 방송은 이날 미 국방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바그다드 서부지역에서 발생한 연료수송차량에 대한 공격으로 2명의 미군과 몇명의 미국 민간인이 실종했다고보도했다. AFP통신은 이날 밤 바그다드 중심부에서 커다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도 미국 비난 = 시아파 과도통치위원인 압둘-카림 마후드알 모함메다위는 나자프에 위치한 알-사드르의 집무실을 방문한 뒤 "이라크 전역에서 유혈충돌이 중단될 때까지" 위원직을 수행치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고 다른 위원인 가지 알-야웨르는 팔루자 회담이 실패하면 위원직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친미 성향이 강한 아드난 파차치 위원 역시 알-아라비야 TV와의 회견을 통해 "모든 팔루자 시민을 응징한다는 것은 옳지 않으며 우리는 미군의 이번 작전이 수용할 수 없는 불법 행위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미군을 비난했다. 이와 함께 과도정부 내무장관에 이어 압델 바시트 투르키 인권부 장관 역시 미군이 팔루자 공세 중단과 유혈봉기 중단을 촉구하며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다른한 각료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아파 저항세력 지도자인 알-사드르는 9일 미군이 철수하지 않으면 "시민혁명"에 직면하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시아파 이슬람 신도들의 최대 성지인 나자프의 한 사원에서 행한 설교에서"나는 이번 설교를 나의 적인 조지 부시에게 보낸다"면서 "부시가 지금 전체 이라크국민과 싸우고 있다고 선언한다"고 말했다. 알-사드르는 이어 미군의 철수를 촉구하며 이날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사드르는 현재 수십명의 무장 경호원들과 함께 나자프의 한 사무실에 칩거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납치 =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한 이슬람 단체는 이날 레바논 TV(LBC)에 보낸 자료를 통해 이라크에서 "일단의 외국인들을" 인질로 잡고 있다면서 "팔루자 공세 중단과 인질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인질들의 신원과 국적 등은 밝히지 않았다. 한 국제 구호단체는 시아파 저항세력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추종세력이 지난 7일 나자프에서 캐나다인 한명을 납치했다며 석방을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알-사드르의 한 측근은 일본인 3명을 납치, 자위대를 철수시키지않으면 참수할 것이라고 위협한 것은 자신들이 아니라고 이날 밝혔다. (바그다드.쿠파.워싱턴 AP.AF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