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KTF와 LG텔레콤의 합병 가능성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유무선 통합시대를 앞두고 합병은 불가피하다'와 '현재의 3강 구도가 KT와 SK텔레콤측에 도움이 되는 만큼 힘들다'는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동양종금증권과 메릴린치증권은 9일 낸 보고서를 통해 'KTF와 LG텔레콤의 합병 불가론'을 제시했다. 이영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KT그룹이 LG텔레콤을 인수해 통신시장이 두 회사의 과점 체제로 바뀌면 정부의 개입이 더 강해질 수 있기 때문에 KT 입장에서도 좋을 게 없다"고 지적했다. LG텔레콤이 없어지면 SK텔레콤과 KTF에 대한 요금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고 KTF와 LG텔레콤은 네트워크·기지국 설계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합병에 따른 통합비용이 과도하게 지출된다는 논리다. 메릴린치증권도 "정부의 규제 리스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KTF와 LG텔레콤의 합병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합병 불가론'은 '합병 불가피론'에 대한 반박으로 나온 것이다. 지난 6일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통신시장은 차세대망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SK텔레콤처럼 1천8백만명에 이르는 우량고객을 가지지 않는 한 수익성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KTF와 LG텔레콤의 합병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8일엔 전상용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KT그룹의 LG텔레콤 인수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 연구원은 "KT그룹과 SK텔레콤이 유무선 통합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LG텔레콤 등 후발업체들이 인수·합병(M&A)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 등으로 시장의 관심을 모으며 전날 급등세를 나타냈던 LG텔레콤 주가는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차가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날 약세로 돌아서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