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song@krri.re.kr 프로야구시즌이 시작됐다. 여러 프로야구 선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는 이승엽 선수가 아닌가 생각한다. 고졸의 투수 출신으로 국민적 스타플레이어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올해 일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지 매스컴의 관심도 대단하다. 이승엽 선수가 이렇게 일본인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이며,앞으로 그는 무엇으로 인정받을 것인가? 그것은 아마도 실력일 것이다. 필자는 초기에 철도분야 연구를 하면서 과학기술자로서의 비애를 뼈저리게 느꼈다. 해외 출장 때는 계획에 따라 미리 약속을 하고 방문했음에도 푸대접을 받았다. 연구시설 견학이나 연구보고서 등 자료를 부탁해도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공동연구를 거론하기는 더욱 어려웠다. 그런데 재작년 해외 출장 때부터는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져 있었다. 그들이 진행 중인 연구개발사업의 내용이나 개발과정의 어려움 등에 대해서도 스스럼 없이 설명해줬다. 게다가 연구시설을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요구하지 않은 자료까지 챙겨주며 공동연구를 제안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 운행속도 3백50km/h의 차세대 한국형 고속전철을 세계 네 번째로 개발했다는 발표를 한 직후였다. 그뿐 아니다. 지난해 9월 영국의 에든버러에서 열린 세계철도학술대회에서는 한국형 고속전철을 개발한 사람들이라며 각국의 전문가들이 우호적으로 다가왔다. 2008년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겠다는 우리의 희망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됐다. 또 지난 3월 열린 고속전철 KTX의 개통 기념식 겸 국제학술대회에도 세계의 철도분야 권위자 및 관계자 2백여명이 참석,다양한 토론을 벌였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우리 철도에 관심을 갖게 하고,찾아오게 하는 것일까? 시대가 바뀌고,국가나 민족이 달라도 실력이 있어야 인정받는다는 사실은 진리인 것 같다. 특히 외국과의 관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글로벌화되고 통신·인터넷의 발달로 실력이 금방 드러나는 세상이 되었다. 문제는 짧은 시간 안에 실력이 길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노력해야 결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고,뚜렷한 목표와 실천계획을 세우고,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승엽 선수도 그랬고,히딩크 감독의 월드컵축구 4강신화도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