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내 쿠르드족 양대 정당인 민주당(KDP)과 애국동맹(PUK)은 2일 이라크 전후재건을 도울 한국군 자이툰 부대가 쿠르드 자치지역에 배치되는 것에 대해 환영입장을 나타냈다. KDP는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3개 자치지역 가운데 아르빌과 도후크에서, PUK는 술라이마니야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KDP와 PUK는 각각 이라크 과도통치위원으로 활동중인 마수드 바르자니와 잘랄 탈라바니가 이끌고 있다. 파라지 알-하이디리 KDP 바그다드 부지부장은 "쿠르드 지역은 이라크 전후 안정화에 참여하는 모든 외국군대가 배치되길 원할 만큼 치안이 안정돼 있다"며 한국군은 쿠르드 주민들의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쿠르드 지역에서는 외국군대가 직접 나서서 치안유지 임무를 맡을필요는 없다"며 한국군이 배치된다면 쿠르드 지역이 부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한국이 앞서 있는 분야의 경험을 쿠르드민들과 공유하는 등 사회재건의 노하우를 가르쳐 주고, 의료서비스 제공 같은 대민봉사활동도 펼쳐 줬으면좋겠다고 말했다. 하킴 오마르 PUK 바그다드지부 대외정책 부국장도 아직은 한국군의 주둔지역이확정되지 않아 논평하기 어렵지만 쿠르드 지역에 배치된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밝혔다. 오마르 부국장은 분리독립 문제로 쿠르드 지역이 분쟁의 중심지로 떠오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소수의 다른 의견이 있지만 대다수는 이라크와 함께 하는 것이이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무리한 독립국가 창설 추진 방침을 배제했다. 그는 또 "쿠르드족과 시아 무슬림은 서로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해 왔다"며 시아파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는 이라크 전체를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시스타니는 내년중 제정될 영구헌법을 쿠르드족이 거부할 수 있게 한 조항을문제삼아 지난달 완성된 이라크 임시헌법의 개정을 요구하는 등 쿠르드족 영향력 확대에 거부감을 보여 양측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 알-하이디리 KDP 부지부장은 "모든 쿠르드족은 쿠르디스탄(쿠르드족국가)의 희망을 갖고 있지만 우리의 꿈을 받아들이지 않는 지정학적 현실 때문에 연방주의를 통해 자치를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쿠르드족 정당에 소속된 민병대인 페쉬메르가의 향후 위상과 관련, 알-하이디리KDP 부지부장은 중앙 정부의 통제를 받으며 쿠르드 지역의 안보를 책임지는 정규군이나 민간 보안서비스 부문 인력으로 점차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페쉬메르가의 점진적 폐지를 놓고 쿠르드족내에서 일부 반대 여론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엄밀히 말하면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시대상황에 맞게 역할을 바꾸는것"이라며 오해가 없도록 홍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그다드=연합뉴스) 박세진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