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이산가족행사에 참석하고 있는 남북 양측 가족들은 이틀째인 2일 오전 해금강호텔 객실에서 가족별로 개별상봉을 갖고 전날 미처 말하지 못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남측 가족들은 오리털 파카를 비롯한 옷가지와 금반지 등 준비해온 선물과 가족사진 등을 펼쳐 보이며 정담을 이어갔다. 남북 당국은 이산가족들의 사적인 만남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이번 9차 이산가족상봉행사부터는 다섯 가족씩 공개해오던 관행을 없애고 개별상봉을 전면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북측 아들 최종훈씨(71)는 기나긴 이별의 세월을 한탄하며 남측 상봉단 최고령자인 어머니 조 씨(99) 할머니와 개별상봉 시간을 가졌다. 속초에서 줄곧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구급차량을 이용해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조 할머니는 개별상봉에 서로 아들의 손을 꼭 쥔 채 흘러가는 시간을 아쉬워했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남측 권진기(72)씨는 북한농구협회 서기장까지 지낸 북측의 형 석기(74)씨와 형제의 정을 나눴다. 북측 최고령자인 아버지 박권석(91)씨를 만난 남측 아들 원대(61) 원옥(60)씨와딸 연옥(56)씨는 반세기 동안 하지 못한 효도를 하겠다며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을풀어 놓았다. 일본에 있는 줄 알았던 북측 동생 최경숙(73)씨를 금강산에서 만난 남측 오빠최재기(77)씨는 개별상봉 시간에 다시 한번 형제애를 확인했다. 한편 2시간 동안 개별상봉을 가진 남북 이산가족들은 오후 1시부터 북측 김정숙휴양소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4시부터는 참관행사를 가질 예정이나 날씨가좋지 않아 교예공연 관람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금강산=연합뉴스)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