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건설 김희철 회장 일가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5년 만에 경영권을 완전히 되찾게 됐다. 벽산건설 채권단 관계자는 28일 워크아웃 약정에 따라 김희철 회장 등 옛 사주(社主)에게 주당 5천6백50원선에 채권단이 갖고 있는 지분 51%(1천9백30만주)를 넘기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 등이 채권단 지분 매입을 위해 지급해야 하는 비용은 1천90억원이며 주당 금액으로는 채권단 출자전환 가격(5천원)보다 10% 이상 높은 수준이다. 벽산건설은 지난 98년 말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옛 사주가 경영 정상화를 책임지는 조건으로 회사가 정상화되면 채권단의 출자전환 지분 매각시 우선 매수권을 주기로 했었다. 다른 워크아웃 기업들에도 대부분 이와 비슷한 옵션이 주어졌지만 실제 옵션을 행사해 전(前) 사주가 회사를 되찾아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김희철 회장이 책임있게 회사를 경영해 정상궤도에 올려 놓았으므로 우선매수권을 주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채권단이 지난달 지분 매각을 위해 실시한 입찰에는 중견 건설업체 3개사가 참여했으나 협약에 따라 김 회장 등이 우선 매수권을 행사한 것이다. 당초 옵션 행사가격은 주당 4천원이었지만 금융감독원이 입찰의 공정성과 가격 등을 문제삼음에 따라 채권단이 재협상을 벌인 결과 최종 가격은 5천6백57원으로 결정됐다. 금감원도 매각가격이 채권단 출자전환 가격인 주당 5천원을 10% 이상 넘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