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토종 야생여우 사체가 발견됐다. 호랑이, 반달가슴곰과 함께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돼 있는 야생여우가 발견된 것은 지난 78년 지리산에서 사체가 확인된 이후 26년만에 처음이다. 24일 환경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께 강원도 양구군 동면 덕곡리 뒷산에서 다자란 여우 수컷이 죽은 채 발견됐다. 당국은 여우 사체를 국립환경연구원으로 이송, 1차 정밀조사 결과 토종 야생여우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국립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귀 뒤와 네발의 등이 검고 목에서 가슴에 이르는 부분과 꼬리가 희다는 점에서 토종 야생여우가 틀림없다"고 말했다. 국립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발견당시 외상이 전혀 없고 입가에 피가 묻어 있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사인은 쥐약 등 독극물에 중독된 동물을 먹어 생긴 2차적 피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여우는 일본여우와 북방여우의 중간형태로 일본여우에 가깝지만 다소작고 주둥이 빛깔이 황갈색에 가까우며 입 끝은 가늘고 뾰족하며 몸은 길고 귀는 삼각형이다. 여우는 산악지형에서 단독생활을 하며 밤에 나와 들쥐나 토끼, 꿩, 오리, 개구리, 곤충 등을 먹는다. 교미시기는 1월말에서 2월말이며 임신기간은 51∼56일로 2∼9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지난 78년 발견된 야생여우 사체는 경희대학교가 박제로 만들어 보관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