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가 22일 대구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 지역구를 발표한다. 지난 1월19일 창당기념식에서 "국민들께 감동을 주는 살신성인의 용단으로 지역주의의 높고 두터운 벽에 감히 도전하고자 한다"며 대구 출마를 선언한 지 두달여만이다. 조 대표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지역구 발표는 대구에서 하기로 현지 언론들과약속했다"며 출마 지역구를 결정했음을 시사했지만, 아직까지 출마 지역구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로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당 관계자들은 당선 가능성이라는 실리와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분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수성갑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구의 `정치 일번지'로 불리는 수성갑은 대구 지역에서 조 대표에게 가장 호의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지역이다. 이 지역의 `맹주' 격인 한나라당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만제(金滿堤) 의원대신 경제통인 이한구(李漢久) 의원을 출마시켰지만 이 의원 역시 현지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조 대표가 불리할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16대 총선에서 선전한 박철언(朴哲彦)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수성갑 출마를 선언, 보수층의 표 분산이 전망된다는 점도 고려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도 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최근 공천자를 교체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어 조 대표로서는 한결 수월하게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조 대표측은 수성을 출마 가능성도 타진해왔지만 현재로서는 선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친인 조병옥(趙炳玉) 박사의 옛 지역구와 일부 영역이 일치하는 중남구는 최근까지 출마 예상 1순위로 꼽혔지만 조 대표가 막판에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이 지역에 모두 토박이 후보를 공천, 선거의 쟁점이미시적인 지역 현안 위주로 흘러갈 경우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대구 출마'라는 대의명분이 묻혀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조 대표가 최근 당내 문제 때문에 지역구 선택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며 "어느 정도 마음은 정했겠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고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