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과 목동 등 주요지역에서 아파트 '평수 늘려가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지난 98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분양가 자체가 크게 오른 데다 최근 2~3년 새 서울의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평형별 가격 격차도 그만큼 벌어졌기 때문이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집값 두배 급등 지난 98년 분양가 자율화 당시만 해도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당 평균 가격은 5백85만원이었다. 또 분양가 자율화 이후에도 2∼3년간 6백만원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 2002년부터 집값이 치솟기 시작하면서 평당 평균 가격은 올들어 1천만원을 돌파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5년(99년~2004년) 동안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균 평당가는 5백85만원에서 1천1백46만원으로 95.9%나 뛰었다. 평형별로는 재건축 단지의 주축인 20평형 이하가 같은 기간 1백43%나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다음으로 21~30평형이 4백51만원에서 1백% 오른 9백2만원으로 조사됐다. 가격상승률은 소형 평형이 높지만 상승폭은 51평형대 이상 대형 평형이 가장 컸다. 대형 평형의 경우 지난 99년 평당 8백98만원에서 1천6백39만원으로 7백40만원이 올랐다. ◆평형대별 가격 격차도 더 크게 벌어져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목동 등지의 평형대별 가격 격차는 집값 상승폭에 비례하고 있다. 따라서 같은 단지 내에서 평형을 늘려 이사가려고 할 경우 조달해야 하는 자금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양천구 목동 13단지 35평형 소유자가 45평형으로 평수를 늘려 이사하려면 1억9천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지난 99년초 35평형과 45평형의 가격 격차는 1억1천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2억원 가까이 벌어졌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5차 32평형의 가격은 지난 5년동안 4억6천만원 상승한 반면 40평형은 5억4천5백만원이 올랐다. 두 평형간 가격 격차가 지난 99년 1억4천만원에서 현재는 2억3천만원선으로 벌어진 것이다.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 26평형과 43평형의 가격 차이도 지난 99년 2억원에서 5년 새 3억6천만원으로 늘어났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아파트 평형 늘리기'에 들어가는 자금부담이 5년 전보다 더 커진 셈이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전무는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자산평가액은 불어났지만 정작 좀더 큰 평형으로 옮기려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부담도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