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증시가 22일 총통 선거 후유증으로 급락세를보이고 있으나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심리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대만 주식시장 가권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6.67%(454.76 포인트)가 추락한6,360.33으로 개장한 후 소폭의 등락을 보이고 있고 대만 달러화도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인 0.3%가 내리는 등 금융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대만 정부는 투자자들에게 동요하지 말도록 주문하고 시장이 비이성적인 모습을보이면 1천억 대만 달러를 시장안정기금으로 투입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수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영향받아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도 오전 11시22분 현재 12 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며 870선이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만 증시의 급락에도 큰 동요없이 국내 증시에 대해 대체로 중립또는 관망세를 취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총통 선거 이후 대만 증시의 급락은 국내 시장의 투자 심리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동안 양국의 주가가 연동했다는 점에 비춰 달가운 소식은 아닐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는 대만 증시의 악재에도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원은 이에 대해 "대만 증시보다는 미국 증시의 무기력한 주가 흐름에 더영향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 미국 증시의 등락에 일희일비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850∼900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증권 이철순 투자전략팀장은 "대만의 정국 혼란은 한국의 북핵 문제에 버금가는 중대 사안이지만 중국이 정치에 개입할 가능성이 적은 데다 대만 정국이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팀장은 "대만 정국의 혼란이 아시아 실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미미하다"고말하고 "한국 증시에서 대만 사태와 관련한 외국인의 입장은 중립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대만 증시에 위험을 느낀 외국인들이 오히려한국 비중을 늘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지난해 1.4분기 이후 북핵 문제가 불거졌을 때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대만 비중을 늘린 것과 같은맥락"이라고 풀이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동아시아적 보편성에 외국인이뒤늦게 주목한다면 한국 증시에 미칠 파장도 예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