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2일 탄핵정국과 관련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대화촉구에 외견상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권의 `유화제스처'가 전날 노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으로 악화된 국민여론을달래고 탄핵소추안 표결처리를 앞둔 야당의 힘빼기를 위한 정략적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탄핵안 처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노 대통령의사과내용을 담은 언론보도를 의원들에게 전하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지만 의원들은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다. 추호도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이성완 부대변인이 전했다. 소장파인 정병국(鄭柄國) 의원은 "어제 노 대통령 기자회견의 가장 큰 문제는재신임과 총선을 연계한 발언인데 거기에 대해선 아무말도 안하고 립서비스 식으로사과하고 유감 표명한 것은 사과로서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은진수(殷辰洙)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에서 "노 대통령의 사과는 어제 자신의 기자회견으로 인해 들끓는 비판여론을 무마하는 한편 표결을 앞두고 김빼기를 하려는정략적 발언"이라며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노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장난도 아니고..어제는 그렇게 말해놓고.."라며 "(탄핵표결에) 전혀 영향을 못 줄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총선과 재신임을 연계하고선관위 결정을 반박.왜곡했는데 그점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사과는 구체적인 내용이 결여됐다"고 말했다.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의 사과시점, 형식, 내용이 모두부적절하다"며 "진정한 사과를 하려면 의회의 자유로운 표결을 방해하지 말도록 열린우리당에 지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이같은 분위기를 미뤄볼 때 양당은 노 대통령의 사과 등여권의 잇단 유화제스처에도 불구하고 탄핵안 표결을 일단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양당은 당초 탄핵안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던 자민련이 당론을 백지화하고 김종필(金鍾泌) 총재에게 일임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반색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같은 맥락이다. (서울=연합뉴스) 문병훈 맹찬형기자 bhmoon@yna.co.kr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