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포스코, LG전자를 비롯해 증권거래소 상장기업 93개사가 12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올해 주주총회 시즌중 가장 많은 기업이 몰린 이날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SK㈜ 주총에서는 양측간 표대결을 앞두고 SK㈜와 SK해운의 부실과 부당지원 문제를 놓고 격렬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주총직전 소버린측 위임장 집계에 시간이 걸리면서 개회가 지연되는 등 신경전이 펼쳐진 가운데 소버린측은 "SK해운은 현재 자본잠식 규모가 9천억원으로 정상화가 불가능하며 SK㈜의 1천430억원 대여금 지원은 부당하다"며 회사측을 공격했다. 이에 대해 SK㈜ 유정준 전무는 "SK해운에 대한 대여는 회사 이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외부전문기관의 실사를 거쳐 대여를 결정했으며 당시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방어논리를 폈다. SK㈜ 주총은 최태원 회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소버린이 한승수 한나라당 의원등 독자 사외이사 후보 5명을 추천한 상태여서 역시 5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SK측과의 표대결을 벌일 전망인데 현재로선 SK측의 근소한 우세가 예상된다. 소버린은 사외이사 추천 외에도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임기를 1년으로 축소하는 안 등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해 놓은 상태인데 관련 정관변경은 3분의 2의 찬성을 필요로 하는 만큼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주총에서 이구택 회장과 강창오 사장을 재선임하고 윤석만 전무와 정준양 상무를 신규 상임이사로 선임했으며, 사외이사 비중 확대와 집중투표제 도입 등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담은 정관변경안을 통과시켰다. 또 이사회 구성은 기존 사내 7명, 사외 8명에서 사내 6명, 사외 9명으로 변경,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했다. 사외이사로는 새뮤얼 슈발리에 전 뉴욕은행 부회장이 재선임됐고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전광우 우리 금융지주 부회장,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 제프리 존스 주한 미상공회의소 명예회장,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학장이 새로 선임됐다. 포스코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작년보다 17%이상 늘어난 16조원대로 설정하고 설비투자를 2조원 이상으로 확대해 오는 2008년 국내 조강생산량 3천200만t 달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LG전자는 주총에서 진념 전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과 김일섭 이화여대 교수, 홍성원 G모빌㈜ 회장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LG전자는 또 지난해 계열분리로 회사를 떠난 구자홍 전 회장의 사내이사 공석을 충원하지 않기로 해 전체 등기이사수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작년보다 1명이 줄게됐지만 임원보수한도는 45억원으로 동결했다. LG전자 주총에서는 LG카드 지원과 사외이사 사임을 둘러싸고 소액주주들의 문제제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특별한 이의제기없이 순조롭게 회의를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