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과테말라에서는 한국과 중미 8개국 외교차관들이 대화하는 이례적인 형태의 회의가 열렸다. 회의 명칭은 제 5차 한.중미 대화협의체. 사실상 한국 최영진(崔英鎭) 외교통상부 차관을 만나기 위해 과테말라,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벨리즈, 파나마, 도미니카 외교차관들이 모인 셈이다. 신봉길(申鳳吉)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실감할 수 있는 회의"라고 평가했다. 한.중미 대화협의체는 지난 96년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이 과테말라 등 중미 지역을 방문한 뒤 한국과 중미간의 관계증진을 위한 후속조치로 만들어졌다. 1, 2차 회의는 외교장관이 참석했으나 3차부터는 차관회의로 전환됐다. 이번 한.중미 대화협의체의 의제는 경제관계에 집중됐다. 특히 한국과 중미국가들의 이해가 닿는 곳은 정보통신과 인프라 개발사업 분야다. 중미국가들은 한국이 기술이전과 함께 사업 개척에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는 미주개발은행(IDB) 및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가입문제가 논의됐다. 이는 중미국가에서 사업을 펼치는 데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오는 4월 출범예정인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의 장벽을 피하고 미국 시장을 우회 공략하는 데도 도움이 되기때문이다. 한.중미 대화협의체 회의에서는 ▲경협 및 기술이전 확대 ▲IDB. CABEI 가입추진 ▲유.무상 원조 확대 등 15개항의 공동선언이 채택됐다. 한편 최 차관은 10∼12일 멕시코를 방문,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문제와 멕시코 동포 이주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등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