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비리 때문에 낭비되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 대선자금과 같은 로비용 비자금을 제외하고도 엄청난 돈이 건설생산과 관계없이 부정·비리로 인해 낭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이 최근 공사비 1백억원 안팎의 전국 46개 건설현장의 소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장소장의 73%가 공사 관련 기관 등으로부터 금품요구를 받은 적이 있었다고 대답했다. 또 이들의 요구에 응해 접대비나 상납비로 쓰여진 비용은 전체 공사액의 0.54%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금품 요구 기관은 발주처(68.3%),경찰서(63.4%),언론사(56.1%)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품요구가 가장 심한 기관 1순위로는 응답자의 79%가 발주처를 꼽았다. 이렇게 지출되는 비용은 각 공사현장에서 평균 5천3백60만원 정도이고,이를 연간 건설시장 전체(약 80조원)로 환산할 경우 4천3백억원에 이른다. 공공공사는 민간공사보다 많은 공사현장 당 6천만원(0.81%)이 접대비나 상납비,명절 '떡값',경·조사비 등으로 지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