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소를 모십니다' 최근 세계 최대의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이 국내 조선소들을 유치하기 위해 투자유치단을 직접 파견,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미 일부 업체가 중국에 생산 공장을 세운데 이어 몇 몇 업체도 생산 설비 중국 이전을 검토하고 있어 조선분야의 중국행 `러시'가 가시화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중국이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임을감안할 때 한국 조선업체들의 중국 이전에 따른 기술 유출 및 산업공동화 우려도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내 웨이하이(威海)시는 지난해 4월 중국 지방정부로는 처음으로 서울주재사무소를 설치한데 이어 상주인력인 투자유치단을 파견, 최근 국내 조선 및 기자재업체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유치전에 나섰다. 현대, 대우, 삼성 등 `빅3'를 비롯한 조선소들과 기자재업체들에 유치 소개서를 발송하는 한편 한진중공업, STX조선 등 일부 업체는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산둥성 한위췬(韓寓群) 성장은 웨이하이, 칭다오, 옌타이 등 3개 도시 시장과 함께 이달말께 약 1주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 조선을 비롯, 기계,식품, 전자 등 부문에 걸쳐 대대적인 투자유치 로드쇼도 개최할 예정이다. 웨이하이시는 한-중 수교 전인 90년 웨이하이시-인천시간 카페리호 운항으로 한국과 최초로 교류를 맺은 중국 도시. 투자유치단 활동을 통해 지난해 락앤락, 린나이, 동양석판 등 약 300건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웨이하이시가 조선분야 투자유치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중국중앙정부와 산둥성(山東省)이 2007년을 목표로 추진하는 제조업 기지 육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웨이하이시내에 조선소 부지 60만-90만평을 포함, 총 1천210만평 규모(해안선 면적 포함)의 조선공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웨이하이시는 부지 50년 무료임대(1천만달러 이상 투자시), 각종 지방세감면 등 파격적 조건을 내세우고 있으며 인건비도 국내의 15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웨이하이시는 지난 100년간 태풍이 한차례도 없었던데다 1년 강수량이 700㎜에 불과하고 1천㎞에 이르는 해안선이 자리잡고 있으며 항만과 숙련공을 다수 확보하고 있어 조선단지 유치에는 최적지라는게 투자유치단의 설명이다. 웨이하이시 뿐 아니라 저장성과 랴오닝(遼寧)성 등 다른 지역 정부와 개별 조선소들도 국내 조선소들을 향해 구애작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저장((浙江)성 닝보(寧波) 조선소 등 일부 블록공장과 기자재 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해 있으며 최근에는 STX조선소의 중국 이전설이 불거진데 이어 현대미포조선도 생산기지 중국 이전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 안팎에서는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볼 때 컨테이너선이나 LNG선 등 고수익 선종 건조 및 연구개발(R&D) 거점은 국내에 놔두더라도 블록 제작을 비롯, 벌크선, 유조선 부문 등의 생산기지 이전은 중.장기적으로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만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중국, 베트남 등 5-6곳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산업 전반에 걸쳐 한국을 맹렬히 추격하면서 조선부문에서도 10년후께면 한국업체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기술유출과 생산기지 이전에 따른 공동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웨이하이시 국내 투자유치단 리우용셩 (劉永勝)대표는 "지금이야말로 발전단계에 있는 중국 조선소들이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중국의 경우 세계최고수준의 한국 기술력을 유치할 수 있고 한국 업체들은 원가 절감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윈-윈'게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