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선거운동 신고 포상금제가 큰 효과를 발휘하면서 17대 총선 출마 후보자들의 움직임이 움츠러들고 있다. 선관위 직원과 1계급 특진을 기대하는 경찰공무원은 물론 주부, 실직자들까지불법선거 감시대열에 뛰어든 지 오래고, 여기에 전문 신고꾼(일명 `선파라치')까지대거 가세함에 따라 도처에 감시의 눈길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일 열린우리당 남궁석(南宮晳) 의원의 부인에게서 10만원씩을 받았다고 신고한 유권자 3명이 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받고, 이어 남 의원이 출마를 포기함에 따라 긴장의 강도는 한층 더해지고 있다. 후보자들은 먼저 식사 자리에 동석하는 것 조차 꺼리게 됐다. 서울 강북지역 출마예정인 한 후보는 "비슷한 옷차림의 아줌마들이 식당에 줄지어 앉아있으면 십중팔구 밥값을 내라고 부르는 자리"라며 "매정하다는 소리를 듣지만 악수만 하고선 얼른자리를 뜬다"고 말했다. 영남권에서 현역의원을 제치고 한나라당 후보자리를 꿰찬 한 신인은 "갑자기 사무실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는데 솔직히 피아(彼我)를 구분할 수가 없었다"며 "책을 한 권 달라는 분이 계셨는데 `서점에서 구입해 주시는게 저를 도와주는 것'이라며 정중히 거절했다"고 털어놨다. 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거경험이 많은 현역의원들도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시의원, 구청장, 국회의원 선거를 차례로 치러 모두 당선된 바 있는 한나라당 서병수(徐秉洙.부산 해운대.기장갑) 의원은 "항상 등 뒤에 `선파라치'의 감시카메라가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유권자들과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