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4일 낮 이수호 위원장 등 민주노총 새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 하면서 사회 급변 및 자신의 신분 변화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노 대통령은 "사회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으며 진보ㆍ보수로 양분하던 시대는 끝난 것 같다"며 "재야시절, 국회의원 시절의 노무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세상이 급변하고 있으며, 저도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변했다"면서 "입장 차이가 있겠지만 서로 존중하고 성실히 대화하며 자주 만나자"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뒤 노동계와 진지한 대화도 못해보고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며 "합의사항은 합의정신에 위배되지 않도록 반드시 이행할 것이며 부처간 이견 없이 일사불란하게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시장의 기능을 무시하기 어려워 정부가 제도를 통해 뒷받침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균형을 잡는 것은 어려움이 있지만 적절한 타협점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특히 "공공부문의 노사관계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통해 전체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며 "시장의 저항과 반발이 최소화되는 범위에서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정국이 봄바람의 시초인 꽃샘추위 같다"는 이 위원장의 말을 받아 "꽃샘바람은 아무리 차가워도 봄은 온다. 세상은 변한다. 노동자들도 많이 좋아졌고 앞으로도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노동계와 정부가 노사관계가 안정적으로 연착륙하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고용 친화적인 정책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해 노동자들의 불안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