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도 중국에서 부동산 개발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베이징에서 건양부동산을 운영하는 서길수 사장(44)은 요즘 아파트 분양을 하느라 바쁘다. 중국생활 11년째인 그는 지난해 베이징 5대 건설업체인 진위지아예그룹이 짓는 시티원 3개동 7백50가구의 분양권을 대만 홍콩 등 화교권 15개 회사와의 경쟁 끝에 따냈다. 공사 완공 1년을 앞둔 그는 요즘 4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 아파트 세일에 한창이다. "설계에서부터 공을 들였지요. 지난 2002년 진위지아예그룹이 왕징에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라는 것을 알고 설계에 참여했습니다.분양권 입찰에 참여한 16개사 중 15개사가 중국 홍콩 대만 등 화교권 기업이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끈기로 밀어붙였지요." 우방건설 중국 주재원으로 지난 93년 베이징에 온 서 사장은 경북대 중문과를 나오고 대만대학에서 4년을 공부한 중국통이다. 하지만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던 지난 98년 모회사가 부도 나면서 관리본부장직을 그만두고 개인사업을 시작했다. "귀국할까도 생각했지만 우방의 이순목 전 회장이 베이징에 올 때마다 손을 꼭 잡고 중국에서 부동산 성공신화를 일구자고 얘기한 게 가슴에서 떠나지 않더라고요." 그가 부동산 컨설팅업체를 차린 건 '언젠가는 중국에서 부동산 개발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양전문회사는 부동산개발업을 하기 위한 발판입니다." 서 사장은 "한국 업체가 중국에서 부동산 개발에 성공하면 한국산 건자재 등을 동반 수출할 수 있는 등 파급효과가 크다"며 "홍콩과 대만 기업들이 일군 성공사례를 만들어내 보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