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군 기획부동산 후유증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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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계올림픽 및 펜션 붐을 재료로 땅투자 바람이 거셌던 강원도 평창군 일대에서 기획부동산의 후유증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기획부동산에 속아 토지를 비싼 가격에 매입했다 뒤늦게 현장을 와보고 후회하는 투자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서울에 사는 A씨(48)도 기획부동산에 속아 땅을 시세보다 비싸게 산 뒤 후회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중반 용평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릴 것이라는 기획부동산의 말에 속아 평당 1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횡계면 인근 임야를 평당 20만원에 매입했다.
A씨는 5개월여가 지나 올해 초 현장에 직접 와보고서야 기획부동산에 속았다는 걸 알았다.
이 같은 기획부동산의 후유증은 지난해 펜션단지가 집중적으로 들어선 평창군 봉평면 일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봉평면에서 발생한 가장 대표적인 기획부동산 폐해는 평당 4만원에 매입해 16만원에 팔아넘긴 경우다.
서울에서 영업 중인 B기획부동산업체는 휘닉스파크 인근의 밭 2만여평을 평당 4만원에 매입한 후 텔레마케팅을 통해 보름여만에 평당 16만원에 팔아치웠다.
이 기획부동산업체는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해 현장답사까지 실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평창군 일대에서는 특히 스키장 비수기인 여름이나 가을을 이용,휘닉스파크 주변의 '스키대여점'을 부동산중개업소로 개조해 작업을 마친 후 사라지는 수법이 가장 많이 동원되고 있다.
피해자들이 하소연할 곳도 없어지고 마는 셈이다.
평창군 봉평면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천안이나 충북 신도시 후보지 등에서 불거지는 기획부동산의 폐해를 평창은 앞서 겪었을 뿐"이라며 "지난해 평창군 일대에서 이뤄진 토지매매계약 중 토종 중개업소가 처리한 건수는 30%에도 못미칠 정도로 기획부동산의 기승이 심했다"고 말했다.
평창=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