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2일 오전 여의도 본사에서 가진 3월 월례 직원조회에서 "국내 소비위축 장기화와 씨티은행의 진출로 영업환경과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면서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우선 일선 영업점에 대해 `연체와의 전쟁'에 더욱 주력하고 영업과 무관한 부서에 대해서는 경비와 업무추진비를 사실상 제로(0) 상태로 긴축하도록 하는 등 극한 경비절감에 돌입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앞으로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적어도 6개월간은 어렵더라도 참고 나가자"면서 "특히 소모성 경비와 홍보비를 적어도 30∼40% 이상 줄이는데 모든 부서가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행장은 앞으로 씨티은행이 한미은행 인수 이후 신용카드 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부자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뱅킹(PB)과 주택자금 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씨티은행과 같은 전문적이고 고급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체 인력을 씨티은행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 인사와 보상체계에서 성과주의 제도를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완전 인수하기까지 앞으로 3∼4개월이 중요하다"면서 "세계 최대 은행과 정면으로 맞서 이길 수 있는 대응체제를 갖추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