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아이티 대통령이29일(이하 현지시간) 반군과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 사임한 후 망명길에 오른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소집했으며, 미국과 프랑스도 병력 파병을결정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아이티 수도를 떠난 후 아이티헌정상 승계자를 인정했으며, 아이티에서의 폭력사태 방지를 돕기 위해 미 해병대를파병, 해병대가 이날 오후 아이티에 도착할 예정이다. 또 프랑스도 교민 보호 등을 이유로 1일 군인 200명 등 군경 300명 파견을 검토중인 가운데 다국적군 일진이 29일 저녁 아이티에 도착, 질서회복 작전에 돌입했다. ▲아리스티드 망명 이봉 넵튄 아이티 총리는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이날 오전6시 더 이상의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사임했다고 밝혔다. 앞서 아리스티드 대통령 일행은 항공기 3대를 나눠타고 아이티에서 출국해 도미니카공화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앙티가 섬의 라디오 방송은 아리스티드를태운 제트기 1대가 재급유를 위해 이 섬에 일시 착륙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아리스티드 망명처와 관련해 남아공이 가장 많이언급된 국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아공 정부는 최근에 아리스티드와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으며 망명을 제공한 바도 없다고 말했다. 남아공 외에도 그의 망명지로 모로코, 대만, 파나마등이 거론되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아리스티드가 어디로 갔는 지에 대해"제3국"이라고만 말하고 더 이상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는 아리스티드가 1991년 축출된 후 망명지였던 미국은 재차 망명지가 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법원장 임시 대통령직 수행 보니파스 알렉상드르 아이티 대법원장은 아리스티드의 출국 직후 자신이 아이티의 새 지도자가 됐다고 밝혔다. 법학자 출신으로 정직하다는 평판이 높은 60대의 알렉상드르 대법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헌법 규정에 따라 대통령직을 맡게 됐다"면서 국민들에게 보복을 자제하고질서를 되찾을 것을 촉구했다. 알렉상드르 대법원장은 헙법상 의회로부터 새 지도자로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의회는 연초 의원들의 임기가 끝난 후 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다. ▲코스타리가 "망명처 제공 용의" 코스타리카는 아리스티드 대통령에게 일시적인 망명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으나아리스티드는 아프리카를 망명지로 선택했다고 코스타리카의 로젤리오 라모스 보안장관이 29일 밝혔다. 이에 앞서 미레야 모스코소 파나마 대통령도 "만약 요청이 있으면 아리스티드대통령에게 망명처를 제공하는 방안을 기꺼이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정부의 한 관계자도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파나마의 하르모디오 아리아스 외무장관 등일부 국가 외무장관들과 아리스티드 대통령 망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통화했으나아리스티드 대통령이 파나마로 향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과거 미국에서 10년간 망명생활을 한 바 있는 모스코소 대통령은 이날 파나마라디오 방송과 회견에서 "아이티 사태를 정상적으로 되돌아가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면 우리는 물론 이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리스티드에게 망명처를 제공하겠다고공개적으로 밝힌 국가는 파나마가 처음이다. ▲다국적군 일진 아이티 도착 제임스 폴리 아이티 주재 미국 대사는 다국적군 1진이 29일 저녁 아이티에 도착,질서회복 작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들은 미국과 프랑스의 요청에 따라 29일 오후 6시(한국시간 1일 오전 8시) 회의를 열어 아이티 사태를 논의했으며 미국은 안보리가 아이티질서 회복을 위해 조속히 국제군 파병안을 승인해주도록 요청했다. 폴리 대사는 아리스티드가 출국한 지 수 시간이 지난 뒤 알렉상드르 대법원장의기자회견에 동석해 "아리스티드 대통령은 국민들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했으며 미국은 그에게 사임을 요구하지 않았다"면서 "미군이 포함된 국제군(軍)이 곧바로 아이티에 배치돼 치안회복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병대, 佛 병력 300명 파병 부시 미 대통령은 국제 평화유지군 파견의 선발대로 해병대의 파병을 명령했으며, 해병대원들은 즉각 떠날 준비가 됐다고 미 국방부 관리들이 이날 밝혔다. 미 해병대는 수 백명 규모로 `공중-지상 특별단'을 구성했으며, 노스 캐롤라이나 르죈 캠프에 주둔하고 있는 보병 대대의 지원을 받았다. 느린 해상 이동보다 항공편으로 해병대를 보낸다는 결정은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아이티를 떠나 망명했다는소식이 전해진 후 내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관리들은 해병대 파병과 관련해 카리브 지역의 카리브공동체의 도움을 받아 국제치안 병력을 구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워싱턴의 미 국방부 관리는 이날 미 해군 선박 3척이 버지니아주 노퍽항에서 해병대원을 태운채 아이티 출동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아리스티드 망명 직후인 29일 저녁 교민 보호 등을 이유로 군인 약200명과 경찰 100명 등 300명을 파견하겠다고 합동참모부의 크리스티앙 밥티스트 대령이 밝혔다. ▲미국, 국제군 파병안 조속 승인 촉구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들은 미국과 프랑스의 요청에 따라 이날 오후 6시(한국시간 1일 오전 8시) 회의를 열어 아이티 사태를 논의했으며 미국은 안보리가 아이티질서 회복을 위해 조속히 국제군 파병안을 승인해주도록 요청했다. '아이티의 친구들' 그룹 국가인 미국, 프랑스, 캐나다, 브라질, 칠레 그리고 카리브공동체(CARICOM) 15개 회원국 대표들은 안보리 회의 이전에 비공식 모임을 열어유엔 평화유지군 파견에 앞서 다국적 '국제치안군'을 조속히 파견, 아이티의 질서를회복시키는 내용의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논의했다. ▲카리브공동체 정상회의 긴급 소집 '아이티의 친구들' 그룹 국가인 미국, 프랑스, 캐나다, 브라질, 칠레 그리고 카리브공동체(CARICOM) 15개 회원국 대표들은 안보리 회의 이전에 비공식 모임을 열어유엔 평화유지군 파견에 앞서 다국적 '국제치안군'을 조속히 파견, 아이티의 질서를회복시키는 내용의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논의했다. CARICOM 의장인 자메이카의 페르시발 패터슨 총리는 아리스타드 대통령의 망명수 시간 후 2일 자메이카에서 회원국 정상들을 긴급 소집, 아이티 사태 후 역내 안정 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남미 가이아나공화국의 루디 인사날리 외무장관이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아리스티드가 미국의 도움을 받아 아이티를떠났다고 말하고 유엔 안보리가 아이티에서 평화롭고 헌법 규정에 의한 권력 승계를위한 국제적 지원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도록 다른 동맹국들과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군-지지자 충돌로 최소 10명 사망 아리스티드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후 국토의 절반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반군은서로 끌어안고 춤을 추며 승리를 자축했으나 성난 아리스티드 지지자 수천명이 흉기와 총기로 무장한 채 수도 포르토프랭스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이는 등 양측간 충돌 가능성이 고조된 가운데 29일 포르토프랭스 일원에서 적어도 10명이 숨졌다. 또 아리스티드 지지자와 빠르면 29일 수도에 입성하는 반군간 충돌이 우려되는가운데 도처에서 약탈, 방화행위가 이어지는 등 무정부 상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반면, 반군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무기를 내려놓을 것이라고 다짐한 가운데, 반군지도자 기 필립 전(前) 경찰청장은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수도로 입성할 것이나더 이상 전투는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더 이상 싸울 시간이 아니다. 최악의 상황은끝났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국제군을 기다리고 있으며, 그들은 우리의 완전한협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티의 미래에 관한 어떤 협상에도 자신들은 참여하기를 바라며, 이미알렉상드르 대법원장을 새 대통령으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반정부 세력들이 29일 밤혹은 3월1일 아침 수도에 도착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약탈, 재소자 석방 등 무정부 상태 심화 그러나 아리스티드 출국 직후 수도 포르토프랭스 일대에서는 아리스티드 지지자들이 흉기와 총기 등으로 무장한 채 거리로 쏟아져 나와 무정부 상태가 빚어지고 있다. 일부는 대통령궁 앞 샹 드 마르 광장에서 군중을 향해 난폭한 모습으로 총격을가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포르토프랭스 외곽에 주로 위치한 경찰서, 약국, 슈퍼마켓과 각종 사업장 등에서는 약탈행위가 자행됐다. 국립 교도소와 전국의 몇몇 교도소 등의 재소자들이 석방됐으며, 사망자수 집계도 불가능할 정도로 전국이 혼란상에 휩싸였다. 반군 세력과 연합하지 않은 아이티 야권은 가난과 부패, 범죄에 시달리고 있는아이티 800만 국민을 위해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망명할 것을 요구해왔다. 지난 5일무장봉기 이후 사망자는 최소한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비공식 집계됐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