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의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미국 시티은행에 자사의 매각.합병을 타진하기 위한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독일시사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슈피겔은 29일 인터넷판에 미리 띄운 3월1일자 호 기사에서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회장은 수개월 전 시티그룹의 샌디 웨일 회장과 만나 인수 의향과 조건 등을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슈피겔에 따르면 이 대화는 꽤 구체적이었으며, 아커만 회장은 추후 게르하르트슈뢰더 총리에게도 보고, 원칙적 허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뢰더 총리는 당시 시티그룹이 유럽센터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둘 경우 도이체방크의 매각 합병을 거부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또 슈뢰더 총리는 코메르츠방크와 하이포페어아인스방크(HVB)의 합병을 통해,독일 국적의 초대형 금융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사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성사될 경우 사상 최대의 합병이 될 시티그룹의 도이체방크 인수 논의는 지난해말 부터 아커만 회장이 만네스만 합병 비리 사건으로 재판받느라 내부의 반대 의견을 극복할 시간을 내지 못해 현재 답보상태에 있다고 슈피겔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도이체방크는 시티그룹과의 협상과는 별도로 크레디트 스위스나 영국로이드은행과도 합병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슈피겔은 덧붙였다. 한편 슈피겔 보도내용에 대해 도이체방크 관계자들은 언급을 거부했다고 29일독일 언론 등은 전했다. 독일 증시 전문지인 뵈르젠 레포르트 인터넷판은 아커만 회장이 시티그룹과의접촉을 중단한 것은 내부 반대 여론 이외에도 독일 최대 금융기관을 미국 업체에 넘기는 일이 `정치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시티그룹이 독일 대형은행들의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소문은 지난해 중반 처음보도됐으며, 올들어서는 시티그룹의 관심이 도이체방크로 집중되고 있다는 보도들이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아커만 회장은 지난 2월 5일 주주 대상의 경영설명회에서 자신은 "늘 모든 사람과 어떤 종류의 대화도 해왔다"고만 밝혀 시티그룹에 매각을 추진하고있으리라는 의혹을 증폭시켰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