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 상장·등록기업의 정기주총이 27일 본격 시작된다. 넥센타이어 등 일부 기업이 주총을 가졌지만 대기업 주총은 사실상 이날이 개막일이다. 특히 27일은 삼성전자와 금강고려화학의 날이 될 전망이다. 참여연대 소액주주 기관투자가 등이 이들 회사 주총에서 주주권익을 대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회사도 지난 한해 경영성과를 설명하고 주주들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구한다는 계획이어서 주총 전개과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계열사 일제 주총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제일모직 등 삼성계열사들이 한꺼번에 주총을 연다. 참여연대는 3년만에 삼성전자 주총 참석을 공식화했다. 참여연대는 △대선자금과 관련해 검찰조사를 받은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의 이사선임 △삼성카드 지원으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 △대선자금 지원 경위 등을 집중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 본부장의 경영능력을 고려,이사 선임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요란 맘과 이갑현씨를 사외이사로 재추천했으며 임원보수를 5백억원에서 6백억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총안건을 상정할 방침이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제일모직 등은 주총 안건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주주들이 별로 없어 무난하게 주총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받는 금강고려화학 주총 소액주주들과 기관투자가들이 금강고려화학(KCC) 경영진에 대해 압박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KCC의 일부 소액주주들은 회사측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공개매수방침이 주주들에 대한 배임 행위라며 법원에 공개매수 중단 가처분신청까지 내놓았다. 여기에다 템플턴투신 등 일부 기관이 회사측 주총 안건에 대해 사전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들 기관은 경영 투명성 문제와 함께 일부 사외이사의 선임에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KCC측은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획득이 불가피하다며 이미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안건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표 대결까지 벌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KCC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60%를 웃돌아 주총안건 통과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소액주주?노조 목소리 높인다 올 주총의 특징 중의 하나는 소액주주와 노조가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SK㈜노조는 투명성 보장 및 소액주주 권한 강화를 위해 집중투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노조측은 26일 의결권 위임 권유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소액주주들은 분쟁 당사자인 KCC와 현대그룹측에 이미 두차례나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코스닥기업인 한림창투의 소액주주는 주식 공개매각 방식을 통해 경영진 교체를 시도하고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SK텔레콤 노조는 표문수 사장의 퇴진에 반대,서명 작업에 돌입했으며 현투증권 소액주주는 정부 보상안에 반발,행정소송 및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다. 증자대금을 내지 않고 신주를 발행,유통시켜 소액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힌 동아정기의 경우 소액주주들이 증권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배상책임을 묻는 소송준비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소액주주 및 노조가 집단이기주의에 빠지지 말 것을 주문하면서도 기업 경영진에는 경영 결정과는 별도로 이들의 목소리를 객관적으로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