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도시근로자들은 경기 침체로 소득이 별로 늘지 않는 가운데 물가가 크게 올라 살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도시근로자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도시근로자의작년 월 평균 소득은 293만9천원으로 전년의 279만2천원에 비해 5.3% 증가에 그쳤다. 이는 외환 위기 직후인 99년 222만4천원으로 4.3%가 늘어난 후 4년 만에 가장낮은 증가율이다. 소득 분야별로는 근로소득인 경상소득이 279만7천원으로 전체소득의 95.2%를 차지하며 6.5%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슈퍼마켓 등 사업소득(-6.0%)과 이자, 임대료 등 재산소득(-20.9%), 연금 등 이전소득(-5.8%) 등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득은 265만5천원으로 전년의 261만2천원에비해 1.6% 증가에 그쳐 99년 3.5% 이후 역시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0년 2.3%에서 2001년 4.1%, 2002년 2.7% 등으로 2001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몇 년간 계속 2%대를 유지하다 작년에는 3.6%로 크게 높아졌다. 이에 따라 가계 지출은 전체 물량 규모는 비슷하게 유지됨에도 불구하고 비용으로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들의 가계 지출은 228만원으로 6.8%가 증가, 전년의 213만6천원에 비해 6.8% 증가했으며 가계 지출 증가율도 전년의 3.8%에 비해 3% 포인트가 높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비 지출은 174만9천원으로 전년의 170만9천원에 비해 2.4% 증가했다. 증가율도 전년의 1.6%에서 0.8% 포인트가 올라갔다. 특히 교육비, 교통비, 의료비 등이 큰 폭으로 올라 소비지출의 경우 193만7천원으로 6.0%나 증가, 전년의 증가율 4.3%를 크게 웃돌았다. 교육비는 22만원으로 11.1%, 보건의료비는 9만원으로 14.4%, 교통통신비는 33만9천원으로 9.3%, 식료품비는 51만5천원으로 7.0%의 증가율을 각각 기록했다.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작년 0.306으로 전년의 0.312보다 개선됐으나 상위 20%계층의 소득이 하위 20%의 5.22배로 전년의 5.18배에 비해 높아졌다. 특히 하위 20%계층의 소득은 109만3천원으로 2.3%에 증가하는데 그쳐 전계층에서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소비지출은 113만1천원으로 7.3% 늘어 소득이 소비에도 못미쳤다. 그러나 소득 5분위 중 중간계층인 2~4분위의 소득점유율은 각각 13.2%와 17.4%,23.2% 등으로 점유율이 상승, 중간계층을 중심으로 소득재분배가 이뤄지는 것으로나타났다. 가구주 학력별 소득은 대학원졸업이 484만1천원으로 무학자 199만1천원의 2.4배를 기록했다. 또 초등학교졸업은 201만3천원, 중학교졸업은 227만9천원, 고등학교졸업은 268만3천원, 대학졸업은 366만2천원 등이었다. 통계청은 "작년 경기침체로 소득은 많이 늘지 않으면서 물가가 많이 올라 근로자들의 생활이 많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