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7일 "이공계 정책은 `기 살리기' 차원이 아니라 `이공계 시대로 가자', `기술로 승부하는 시대로 가자',`이공계로 승부하자'와 같이 비전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공계 출신 CEO(최고경영자)들과 가진 오찬에서"이제 이공계 문제는 진취적인 도전의 문제로 나아가야 하고 정부정책을 효과적으로펴서 성공하도록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안영배(安榮培) 부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필요하다면 평생 정부가 책임지는 제도를 만들어서라도 (이공계 출신들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미 진행중인 정부 차원의 이공계 출신들에 대한 병역특례제도 재검토 사실을 소개하면서 "기업에 이들의 전문기술이 실제로 도움이 되고 당사자들도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이제 시대가 바뀌어 소위 안정된 직업으로 선호되는 것들이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고 전제한 뒤 "반칙이 통용되는 사회에선 권력의 주변에 있거나 가까운 직업들이 선호될 수 밖에 없었지만, 반칙이 용납되지 않고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 사회에선 실력으로 승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제 세상은 변해 기술의 시대로 가고 있다"며 "현실이 이공계에 불리하다는 인식을 현장에서부터 깨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과거엔 기업에서 로비나 정부와의 관계가 중시됐고기술은 외국에서 사오면 된다고 생각했으나 이제 기업에서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엄청나게 커져 스스로 기술개발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용경 KT 사장은 "이공계 출신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일할 수 있고 어느 정도의수입을 보장받고 존경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고, 오치영 지란지교 소프트 대표는 "`스타연구소'를 만들어 젊은이들에게 비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미남 퓨얼셀파워 사장은 벤처, 중소기업의 이공계 석.박사 구인난을 예시하면서 석.박사 지원 프로그램 지원을, 장흥순 터보테크 사장은 코스닥 등록기업 CEO의45%가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젊은 엔지니어들의 도전이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각각 밝혔다. 또 김동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대기업이 선발한 이공계 출신들의 관리직 진출을 위한 사회적 여건 조성을, 허원준 한화석유화학 사장은 기술개발을 통한 신제품개발에 대한 보상제도와 병역특례제도 등을 요청했다. 이날 오찬에는 이공계 출신 CEO 21명이 참석했고 오 명(吳 明) 과학기술부, 이희범(李熙範) 산업자원부, 진대제(陳大濟)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