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검찰이 금주중 기업인에 대한 본격 소환 및 사법처리에 착수키로 했지만 주요 소환 대상자들의 출석 연기, 입원, 해외체류 등으로 다소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검찰은 17일 출석 통보한 김인주 삼성 구조조정본부 사장이 변호인을 통해 '수일만 말미를 달라'는 출석연기 요청을 해와 소환일정 재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간 김 사장과 제대로 연락이 닿지 않아 지난 주말에야 가까스로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져 김 사장이 다시 한번 소환에 불응할 경우 강제구인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손길승 SK 회장을 제외하고 검찰이 유일하게 신병처리 가능성까지 언급해 주목을 받았던 임승남 롯데건설 사장도 18일이나 19일께 소환이 예정됐지만 16일 오후 임사장이 돌연 입원, 당분간 소환이 불투명해졌다. 임 사장은 심근경색과 당뇨 증세에다 검찰 수사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평소에도 식은땀을 줄줄 흘리는 등 건강 악화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주 사장과 함께 한나라당에 불법자금을 제공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난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역시 현재 미국에 체류중이지만 예정과 달리 아직 귀국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소환 조사가 늦춰지고 있다. 여기에 기업총수급으로는 유일하게 정치인에게 직접 불법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난 한화 김승연 회장도 지난달 1일 미국을 출국한 상태이기 때문에 조속히 귀국하지 않는한 수사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은 특히 엎친데 덮친격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기업인 처벌불원' 발언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기업인들이 속속 검찰 소환에 불응하는 사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총선을 불과 두 달도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기업인에 소환조사가 지연되면서 수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가급적 총선 전에는 수사를 끝내겠다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가 벅찬 상황이다. 그간 근근이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마저도 원자재 수급차질 및 교역환경 악화 등으로 인해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는 등 재계 소식에 검찰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현실때문에 소환에 불응하는 기업인을 상대로 강제구인 등 강수를 펴기에도 부담스런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