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기술 해외 유출 혐의로 당국에 구금된 파키스탄과학자 6명의 가족들은 파키스탄 정부가 핵유출에 깊숙이 관여했음을 주장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내셜타임스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구금된 과학자들의 가족들은 오는 16일 이들이 당국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칸연구실(KRL)에서 핵물질을 빼내오는 것은 불가능함을 입증하는 증거를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RL은 파키스탄 핵개발의 주역인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이름을 딴 연구소로 칸박사 등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을 농축하는 등 핵활동을 해온 곳이다. 가족들은 KRL이 파키스탄 병력 및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에 해당하는 파키스탄정보기관 요원들의 엄중 경계를 받아왔다면서 이 곳 외부로 원심분리기의 부품 등을밀반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이에 대해 고강도의 보안 조치는 외부의 위협에서 연구소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과학자들은 파키스탄 핵프로그램의 내밀한 속성 때문에 충분한 자율권을 부여받았다고 반박했다. KRL의 보수 및 건축 책임자인 사자왈 칸(66)의 아들은 "들키지 않은 채 삼엄한 보안을 뚫고 방사성 기계장치의 일부를 가지고 나올 수는 없다"면서 "과학자들은 파키스탄 정부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 정부는 정당한 법 절차로 이 사건을 투명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