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을 거듭하던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한국축구가 변신에 성공했다. '코엘류호'는 지난해 열린 15번의 A매치에서 7승2무6패의 성적을 거뒀지만 약체인 네팔, 베트남 등을 상대로 건진 승리를 제외하면 낙제점에 가까웠던 게 사실이다. 특히 콤롬비아,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불가리아 등 전통적 강호와의 경기에서는 1골도 뽑지 못해 월드컵 4강국으로서의 체면이 손상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골 결정력 빈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만과 베트남등 약체에도 무릎을 꿇어 팬들에게 깊은 좌절감을 안겼으며 코엘류 감독 자신도 자질을 의심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오대영'이라는 수치스러운 별명을 얻고도 자신만의독특한 축구철학을 고집, 월드컵 4강 진출의 기적을 일궜듯이 코엘류 감독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한국축구를 완전히 파악한 만큼 올해부터 내 색깔을 보여주겠다"던 새해 약속을 천천히 실천에 옮기는 듯한 모습이다. 14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평가전에서 한국축구는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해외파가 모두 가세한 이유도 있겠지만 안정환, 설기현, 차두리, 박지성 등 공격수끼리의 조화속에 결정적인 기회는 골로 연결됐고 길고 짧은 패스도 정확하게 배달됐으며 허리에서 한방에 좌우 측면의 빈공간으로 찔러주는 공격전술도 주효했다. 수비라인의 경우 몇차례 실점위기를 허용한 게 '옥에 티'였을 뿐 커버 및 협력플레이, 볼에 대한 집착,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 등으로 그 어느때보다 튼튼한 수비막을 형성했다. '코엘류호'가 변했다는 것은 오만전을 대비한 담금질 과정에서 어느정도 인식됐다. 신예들을 대거 발탁했던 코엘류 감독은 각 포지션에 2명의 주전을 두겠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했으나 경쟁체제로 전환, 선수들의 분발을 요구했고 훈련 과정에서 잘못을 분명하게 지적해 개선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세트플레이를 몸에 익히도록 하는 등 골 결정력 향상에도 정성을 쏟았다. 훈련 외적으로도 올 상대할 팀들의 정보를 수집해 파일을 준비하고 선수들의 체력을 측정하는 등 과학적인 지휘법도 선보였던 것. 물론 1경기를 치른 결과여서 아직 만족하기에는 이르고 개선해야할 사항도 적지않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수세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패스가 매끄럽지 않았던 것 등은 코엘류 감독이불만족스러워하는 부분이다. '아시아를 놀라게 하겠다'고 공언한 코엘류 감독의 한국축구가 오만전 승리를계기로 고속비행을 거듭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