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탈북인권연대(이하 탈북연대)는 12일 오전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정치범 상대 생체실험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이른바 '이관서' 원본을 공개했다. 탈북연대는 이를 근거로 생체실험 등 반인륜적 만행을 즉각 중지할 것을 북한당국에 촉구했지만 '이관서'의 신빙성을 둘러싼 의문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 단체 도희윤 사무총장은 생체실험 목적으로 대상자를 화학공장으로 이관한다는 사실을 담은 '이관서' 사본을 최근 언론에 공개한 뒤 문서의 신빙성 논란이 일고있다며 이에 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원본을 공개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관서 원본은 함남 출신의 '최문표'라는 남성의 신상명세와 함께 "2.8 비날론련합기업소 일용2호에서 필요한 화학무기 액체가스 생체실험에 필요한 대상으로 상대기관인 2.8 비날론 련합기업소 보위부로 이관한다는 내용과 하단에 국가보위부 직인, 일자 '(주체)91(2002년)2월13일' 등을 담고있다. '최문표'라는 사람은 1960년 5월9일 함남 고원시 수동 구역리 7동에서 출생했으며 강원도 안변시 왕향 구역 2동에 거주하는 것으로 돼 있다. 2.8 비날론 연합기업소는 무기ㆍ유기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종합 화학기업이며일용이란 군수공장을 뜻한다. 도 사무총장은 "2.8 비날론 련합기업소에서 화학공장 기술자로 일하던 탈북자강병섭(59)씨가 지난해 8월 이 기업소내 특수 장소에서 이관서 3장을 몰래 빼내 제3자를 통해 큰 아들 성국(32)씨에게 전달했다"며 "이들 이관서 중 두 장은 런던에 보내졌다"고 밝혔다. 강씨의 아들 성국씨는 지난 2000년 탈북, 국내에 입국한 뒤 지난해 8월 중국에머물고 있다 이관서를 입수했으며 현재 태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국씨는 탈북연대에 보낸 서한에서 지난달 25일 자신이 묵고 있던 방콕 시내모 호텔 근처에서 북한 억양을 쓰는 괴한들로 부터 납치를 당할 뻔 했다고 주장했다. 도 사무총장은 강병섭씨와 부인 주순길(57)씨, 아들 성학(25)씨 등은 지난해 9월 탈북했으나 지난달 3일 라오스 국경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안에 체포된 강씨 가족을 국제사회로 송환할 것과 이관서에 명시된생체실험 대상자 3인의 신원및 생사 여부를 확인,공개할 것을 북한 당국에 촉구했다. 영국에 보내진 2건의 이관서에 생체실험 대상자로 기록된 인물은 ▲김병학(남,1952년 9월13일생, 출생지 황해남도 연안시, 거주지 황해남도 연안시 68동) ▲남춘혁(남, 1975년 7월29일생, 출생지 평안남도 맹산시 맹중 구역 105동, 거주지 함경남도단천시 숭파 구역 200동) 이다. 이달 초 영국 BBC 방송 등을 통해 문제의 이관서를 공개된 뒤 종이가 구겨졌음에도 글자가 훼손되지 않았고, 북한이 공인에 사용하는 '국가안전보위부'라는 명칭대신 '국가보위부'란 공인이 찍힌 점, 암호화하지 않고 '생체실험용' 이란 어휘를사용한 점 등 미심 쩍은 부분이 많아 신빙성 논란이 제기돼왔다. 또 입수 경로를 공개한 것과 관련, 강씨가 2.8 비날론 련합 기업소내 특수장소에서 어떻게 '절대비밀'문서인 이관서를 빼냈는지 큰 아들 성국씨가 탈북해 국내에입국한 상황에서 아버지 강씨가 어떻게 2.8 기업소에 계속 근무할 수 있었는지 등도의문이다. 도 사무총장은 이와관련, "지난번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공개한 사진에는 훼손장면이 나오지 않았지만 원본에는 훼손된 부분이 있으며 북한에서는 여전히 국가보위부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으로 탈북자 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성국씨가 탈북을 했더라도 탈북자들의 신원이 다 공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버지 강씨가 계속 근무를 할 수 있었으며, 아버지 강씨는 공장내 구석구석을 돌아다닐수 있는 위치였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