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철강 화학 등은 소위 말하는 경기 민감주다. 이들 업종은 경기동향에 따라 실적이 큰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이들 업종은 호황을 누렸다. 미국경기의 회복세와 중국의 호황에 힘입어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올해도 이같은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들어 실적에 영향을 줄 만한 굵직한 변수가 생겼다. 첫째는 환율이고 둘째는 중국경기의 향후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기업의 채산성과 그대로 연결된다. 수출가격의 급변동을 초래해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환율 약세는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이들 업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게 뻔하다. 따라서 연초 이들 업종은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서방선진 7개국(G7)회담에서 향후 환율문제에 대한 가닥이 잡힌 다음 이들 업종의 주가는 가파른 반등세로 변했다. G7회담에서 환율의 하락은 용인하되 속도를 조절하기로 합의한 까닭이다. 이같은 합의는 수출주에 대한 충격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중국 경기는 예측하기 힘들다. 중국 경기의 과열론이 끊이지 않고 있는 데다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위안화 절상은 중국 경기를 변동시킬 만큼 위력적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수출경쟁력은 떨어지겠지만, 원자재 수입가격은 낮아진다. 중국에 대한 철강 화학제품의 수출이 많은 국내 업체로서는 해롭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것과는 달리 해외 각국의 경기회복 기조가 뚜렷하다는 점도 이들 경기민감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달러약세로 달러화표시 자산의 비(非)달러화가 촉진되고 있다는 점도 경기민감주의 주가상승 기대를 높이고 있다. 철강 화학 업체들은 대부분 자본금이 큰 대형주인 만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이달초만 해도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높았지만, 기우에 그칠 전망이다. 침체된 내수판매를 보전해줬던 수출이 원고(高)로 위축될 것으로 우려됐었다. 그러나 G7회담 이후 환율변동 속도가 조절되고, 원화가 동조하는 일본엔화의 가격변동 속도가 완만해지게 됐다는 점이 호재다. G7회담으로 환율악재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이 강하다. 외국인이 최근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는게 이를 반증한다. 또 미국시장에 대한 점유율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낙관적인 시각을 갖게 한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경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실적이 대폭 호전될 전망이다. 부품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해외 유명 자동차업체에 납품하는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부품업체의 글로벌화가 가속되면서 주가 상승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 철강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특히 수출 물량이 폭증하고 있다. 세계 철강시장은 수요자 중심이 아니라 공급자중심으로 재편됐다. 이에 힘입어 국내 철강업체의 실적도 두드러지게 호전되고 있다. 철강가격의 상승은 세계 철강소비량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게 1차적 원인이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가 회복되고 있으며 철광석과 유연탄 그리고 고철 등 원재료의 공급부족도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국내업체의 수출가격은 내수판매가격을 넘어섰고 가격 차이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수출이 잘 된다. 특히 원재료가격의 인상분을 완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는게 강점이다. 철강시장 자체가 공급자중심으로 형성돼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또 유연탄 고철 등 원재료의 가격상승으로 중국업체의 생산 차질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중국기업들은 잇달아 설비를 증설하고 있지만 원재료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화학 통상적으로 원유가격의 상승은 나프타 등 기초유분의 값을 올려, 화학업체의 수익구조를 악화시킨다. 그러나 원유가격의 상승세를 웃도는 제품가격의 오름세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 화학산업 경기가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로 접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에틸렌 프로필렌을 비롯한 기초유분과 PVC제품 가격의 강세는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원재료의 가격강세와 더불어 수급불안 요인이 가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유와 나프타가격이 각각 7.4%와 10.8%씩 오른 지난달에 에틸렌 값은 33.9%나 올랐다. 물론 원유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가격조정이 예상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이는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고착화된다는 뜻이지 경기침체를 의미하진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